김병준 "경제위기 아니라는 부총리, 그냥 둬야 하냐"
입력 2019.06.05 09:00
수정 2019.06.05 09:02
귀국날 영남대 특강…돌아온 '경제우파' 목소리
이달말 고향 고령行…'강연정치'로 TK토대 구축
수성갑 출마? "앞으로 무슨 일 벌어질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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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에서 귀국한 첫날인 4일 연고지인 대구를 찾아 모교 영남대에서 특강을 가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달말 고향 경북 고령을 찾는 등 '경제우파'로서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대구·경북 권역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대구 영남대에서 '우리 시대의 과제와 정치현실'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 중에도 투자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기업을 옥죄고 투자의욕을 위축시키는 정부정책을 비판한 김 전 위원장은 특강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작심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누가 봐도 지금 우리 경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요즘 가슴속 욱하는 게 일어날 때가 있을 정도"라며 "이럴 때 부총리라는 사람이 '경제 위기가 아니다'라고 한다면 그냥 가만히 둬야 하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KBS에 출연해 "경제가 위기라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라며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지금 이게 위기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설비투자가 저렇게 안되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이민설명회를 듣고, 젊은 사람들은 낙담하는 이 현상을 보면서도 느끼는 게 없는 저 양반들이 '진짜 진보 맞나' 의심이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역사의 방향을 거스르는 집권세력의 힘이 대단히 강하다"며 "강한만큼 그것을 막으려면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막아야 한다"고 보수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교안 대표가 5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현재 당내에서 어떤 구체적인 역할을 맡거나 운신 공간을 확보하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은 당분간 외곽을 돌며 '강연정치'를 통해 '경제우파'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비대위원장에서) 나오고 난 뒤에는 '아이노믹스'도 당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을 뿐, 그에 대한 토론 등은 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나같은 사람이 밖에서라도 이같은 이야기를 좀 더 하면서 다시 한 번 보수의 철학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를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손에 정책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우파'로서의 존재감을 들었다면, 다른 손에 들린 것은 대구·경북(TK) 연고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미국에서 새벽에 귀국했는데도 당일로 대구에 내려가 특강을 가졌다. 이달말에는 고향 경북 고령도 찾는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TK에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대구 수성갑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출마 지역구) 결정을 내가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겠느냐"며 "당신이 대구에 나갈 게 아니지 않느냐, 당신도 수도권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일단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세상이라는 게 참 이상하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그렇게 되고, 부총리를 하겠다,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느냐"며 "그러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