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7번째 POM…류현진도 꽃길 걸을까
입력 2019.06.04 06:51
수정 2019.06.04 06:53
5월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 '이달의 투수'
최고의 한 달 보낸 동양인 투수는 1995년 노모
예상대로 내셔널리그 5월 이달의 투수상(Pitchers of the Month)은 류현진의 몫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일(한국시각) 내셔널리그 ‘5월의 투수상’ 수상자로 류현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은 매월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타자와 투수에게 양대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여한다.
류현진의 수상은 한국인 역대 두 번째다. 류현진에 앞서 1998년 7월,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박찬호가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동양인으로 확장하면 2014년 5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이후 5년만의 쾌거이기도 하다.
류현진의 5월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5월 한 달간 6경기에 등판해 45.2이닝동안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라는 독보적 활약을 펼쳤다. 워낙 뛰어난 성적 덕분에 류현진을 위협한 경쟁자는 없었다.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던 역대 동양인 투수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전설급 투수들이 계보를 잇고 있다.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와 강속구로 시대를 풍미했던 이라부 히데키가 나란히 두 차례씩 상을 받은 가운데 박찬호, 다나카 마사히로도 수상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류현진 포함, 수상자들이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인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소속이었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역대 동양인 수상자들 중 가장 뛰어났던 한 달을 보낸 투수를 꼽으라면 역시나 1995년 6월의 노모 히데오다.
당시 메이저리그 1년차였던 노모는 특유의 꽈배기 투구폼을 앞세워 메이저리그에 ‘토네이도’ 열풍을 몰고 왔다. 그는 1995년 6월, 6경기에 나와 50.1이닝을 던졌고 6승 무패 평균자책점 0.89로 미국 야구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세는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노모는 그해 최종 성적 13승 6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치퍼 존스를 누르고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류현진도 순조롭다. 내셔널리그에서 홀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며 다승 부문에서는 단독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여간해서는 볼넷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볼넷 허용과 볼넷 대 삼진 비율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대로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동양인 역대 첫 사이영상 수상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사이영상 투표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던 투수는 2위까지 기록했던 2006년 왕치엔밍(뉴욕 양키스)과 2013년 다르빗슈 유(텍사스)다. 꽃길을 걷는 류현진이 이들마저 뛰어넘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