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나온 외질, 믿음 저버린 에이스
입력 2019.05.30 08:10
수정 2019.05.31 10:07
예상 깨고 선발로 나섰지만 부진
지고 있는 상황서 걸어 나와 논란
아스날의 10번 매수트 외질이 끝내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아스날은 3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첼시에 1-4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도 무관에 그친 아스날은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맛보면서 씁쓸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아스날의 완패는 외질의 부진도 한몫했다.
최전방 공격수 피에르 오바메양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밑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부여 받은 외질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몸은 무거워보였고, 첼시 수비진의 압박에 고전하며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외질의 자세다.
에메리 감독은 후반 32분 경기 내내 무거운 몸놀림으로 실망감을 안겼던 외질을 불러들이고 조 윌록을 투입했다. 이미 승부의 추는 세 골이나 앞서있던 첼시 쪽으로 기울어 있었지만 결승인 만큼 끝까지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외질은 승리 의지를 상실한 듯 천천히 걸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물론 이날 자신의 플레이에 실망을 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지고 있는 팀의 선수가 보일 행동은 아니었다. 또한 다른 팀원들의 사기를 생각했을 때 분명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믿고 선발로 내세운 에메리 감독의 믿음을 저버린 행동이나 다름없었다.
외질은 올 시즌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출전 시간과 함께 입지가 줄어들었다. 물론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에메리 감독과는 불화설이 제기될 정도로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던 부분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리그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 외질을 전격 선발로 투입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승부수였다.
결과적으로 외질의 선발 투입은 악수가 됐고, 향후 아스날서 녹록지 않은 오프시즌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