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이 된 최화정을 위한 변명
입력 2007.08.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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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정 학력 비난 이전에 학벌지상주의 사회를 도마에 올려야
학벌지상주의 풍토가 연예인들의 최종학력 진위여부를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다.
탤런트 겸 라디오 진행자 최화정(46)도 지난 30일 허위학력 논란 중심에 섰다.
최화정은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 상명여대(상명대 전신) 미술교육학과 졸업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종학력은 진명여자고등학교라고 한다.
상명대 측도 79학번 중 최화정이라는 이름은 없다고 밝혔다. 포털 사이트는 최화정 상명대 졸업 여부 논란 이후, 최화정 학력을 수정했다.
최화정은 허위학력논란 하루가 지난 31일, 10년 넘게 진행해 온 SBS 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여러분 앞에 알몸으로 서 있는 기분”이라면서 “오랜 시간 해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어 “자신의 어리석음과 허영, 헛된 자존심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중들은 최화정에 실망했다.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통해서 그녀의 당찬 목소리는 청취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켰지만, 이제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동경의 대상이 허위학력논란 중심에 섰다는 것에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공감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고학력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최종학력을 속이지 않고 정정당당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연예인들의 학력위조 사실에 분통을 터뜨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네가 살고 있는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꼭꼭 숨겨야 하는 사회다. 허위학력 중심에 선 연예인들에 대한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은 문제해결의 답이 될 수 없다. 여론은 학벌을 조장하게 만드는 왜곡된 사회를 향한 비판엔 인색하다. 문제의 근본을 찾아 뿌리부터 쳐내야 하겠지만, 우리 사회는 수많은 잔가지만 쳐내고 있다.
공인들의 허위학력 사실에 대한 ‘당연한 비판’에 앞서 거짓학력의 뿌리인 ‘학벌지상주의 한국 사회’를 먼저 도마에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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