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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자리가 뭐길래?...국정원장 총선 앞두고 회동

이충재 기자
입력 2019.05.27 15:03
수정 2019.05.27 15:49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비밀회동' 논란에 "사적인 모임일 뿐"

"정치중립" 강조한 文대통령, "정치절연" 선언한 서훈 '공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비밀회동' 논란에 "사적인 모임일 뿐"
"정치중립" 강조한 文대통령, "정치절연" 선언한 서훈 '공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5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서훈 국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국정원장과 여당 유력인사가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야당 '제2 초원복집 사건'…"총선 개입 아니냐"

양 원장은 27일 관련 보도로 파장이 커지자 입장문을 내고 "그날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한 사적인 모임이었다"면서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양 원장은 또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께서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만남'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양 원장은 약속 당일인 지난 21일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 후 첫 공식행사에 불참한 양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집에서 서 원장을 4시간 가량 만났다.

야당은 이번 논란을 '제2의 초원복집 사건'으로 보고 "과거 선거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총선과 관련된 것이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서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바른미래당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소집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한다고 했다.

"정치와 완전한 절연" 선언했는데 '정치중립' 논란

무엇보다 이번 논란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정치적 중립' 약속에 대한 신뢰 문제제기가 불가피해졌다.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한 만남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동안 정부는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닌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서 원장은 지난해 7월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정원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해소하고, 국내 정치와의 완전한 절연에 주력해왔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도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권마다 반복된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치절연'선언이었다. 막강한 힘과 정보를 가진 국가기관이 정치에 개입하는 행위를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해온 문재인 정부다.

여권 한 인사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매지 않는 것이 공직자의 처신인데,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됐다"면서 "우리정부에서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닌 기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믿음까지 흔들릴까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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