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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불금' 마다하고…한국당 집회 나온 대전시민들 생각은?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5.18 05:53 수정 2019.05.18 05:54

한 자영업자 울먹이며 "당원이 아닌데도 나왔다

여론조사 올라갔다고? '빨갱이 세상'보다 더해"

한 자영업자 울먹이며 "당원이 아닌데도 나왔다
여론조사 올라갔다고? '빨갱이 세상'보다 더해"


17일 오후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전 규탄집회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7일 오후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전 규탄집회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젊은 사람들도 요즘 대통령 이름을 '재앙'이라고 바꿔부른다던데…"

17일 오후 서대전역에서 자유한국당 장외집회가 열리는 대전 타임월드로 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타자, 60대 개인택시기사 이모 씨는 룸미러를 살펴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내 이 씨는 "북한과 친하게 지내야 경제발전을 한다는데 이해가 많이 안 간다"며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 간판 달고 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당 집회로서는 이례적으로 금요일 저녁에 열린 한국당 대전 장외집회에 저마다 바쁠 시민들은 무슨 생각으로 나왔는지 물어봤다.

대전 중구 석교동에서 온 50대 자영업자 조모 씨는 대뜸 "나는 한국당 당원이 아니다"라는 말부터 했다. 조 씨는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한계가 있지 않느냐"며 "나는 자영업자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울먹였다.

'가게'는 어떻게 하고 집회에 나왔는지 묻자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장사가 되지도 않는데…"라며 "이게 세상이 해도 너무한다 정말. 그래서 당원이 아닌데도 나왔다"고 말을 잘 잇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만큼 일하느냐"고 되물은 그는 "한평생을 열심히 일했다.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거짓말 좀 하지 말라 해라. 왜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느냐. 정말 너무 힘들어서 나왔다"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관련 발언들을 지적했다. "있는 그대로 좀 전달해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충남 당진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이모 씨는 "나도 20대인데 일자리가 없다"며 "집회 주최측이 그런 것을 규탄하기 위한 운동을 한다고 해서 나왔다. 당진에 살지만 최대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내 또래는 나를 비롯해서 원래 민주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주변에서도 한국당을 많이 지지한다"고 했다.

20대女 "일자리가 없어서 당진 살지만 나왔다
민주당 지지하는 친구들 많았는데 요즘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전 규탄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서구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대전 규탄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전 동구에서 온 60대 남성 이모 씨는 "집회한다고 듣고 왔다"며 "오늘은 만사를 제쳐놓고 꼭 나와야겠다 싶었다"고 집회에 나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씨는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를 않는다. 대선공약 중에 이뤄진 게 없다"며 "'안보'만 해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국방부는 분석만 하고 앉아 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완전히 '사기정권'이 아니냐"며 "지금 대통령은 완전히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심판하는 게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 월평동에 사는 50대 여성 박모 씨는 "약속도 취소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은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며 "대통령 정치는 너무나 독재가 아니냐. 경제도 그렇고 모든 게 못마땅하다"고 토로했다.

서구에 사는 또다른 50대 여성 오모 씨는 "7사단에 우리 아들이 들어가서 동네방네 자랑했는데, 그거 철조망을 다 잘라버렸다"며 "우리 천안함이 가라앉아서 국민들이 귀한 자식을 잃었는데, 추도식에 가지고 않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니 나같은 애국자가 (집회에) 나오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며 "대전에서 하면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참가 계기를 밝혔다.

오 씨는 "진짜 우리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위험한 것 같다. 지뢰도 싹 거두고, 잘못하면 이대로 적화통일돼서 다 죽는다"며 "내 주변의 모든 엄마들이 만나보면 다 나하고 같은 생각이다. 바빠서 오늘 못 나온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타임월드 앞에서 서대전역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50대 개인택시기사 이모 씨는 길이 뚫리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 씨는 "금요일인데도 사람이 없다. 3~4년 전에는 금요일 밤이면 타임월드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며 "이 길 잘 뚫리는 것 보라. 대전은 경기를 잘 타지 않는데도 이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꽂혀서 여기 대전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한 이 씨는 '그래도 젊은 승객들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 정치 이야기들을 해서 뭣하겠느냐. 젊은 사람들은 자기 취직이 급한데"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과 각 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한 것을 회상한 이 씨는 "그 때는 대통령이 이북 왔다갔다 하고 잘 나갈 때였는데, 지금은 뒤통수에 미사일이나 맞고 있지 않느냐"며 "민주당이 인기가 없어졌지만 한국당도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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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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