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원태 회장 3세 경영 본격화...향후 과제는
입력 2019.05.14 06:00
수정 2019.05.14 07:21
동일인 관련 서류 제출...공정위 15일 지정할 듯
체제 전환 본격화 속 가족간 지분상속 협의 시급
대내외적 위협 제거로 경영권 안정화에 전력
동일인 관련 서류 제출...공정위 15일 지정할 듯
체제 전환 본격화 속 가족간 지분상속 협의 시급
대내외적 위협 제거로 경영권 안정화에 전력
한진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명시한 서류를 제출했다. 공정위가 조 회장을 차기 동일인으로 지정할 것으로 보여 한진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공정위가 15일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선 대내외적 위협을 제거해 경영권을 안정화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공정위와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공정위에 차기 동일인 지정 관련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동일인이 고 조양호 전 회장에서 아들인 조원태 회장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선친 장례식을 마친 뒤 8일만인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공정위는 15일 대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 지정을 발표한다. 매년 5월 초 발표돼지만 올해는 한 번 순연돼 9일날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진의 서류 미제출로 다시 15일로 연기됐다.
한진그룹이 당초 마감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자 후계 구도를 둘러싼 갈등설이 흘러나왔다. 이에 한진은 "고 조양호 회장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오는 15일 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한진그룹 승계를 둘러싼 문제가 일단락되는 가운데 조 회장은 내부적으로 불거진 가족간 갈등성을 봉합하고 외부적으로는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격에 그룹 경영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재계에서는 향후 조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보유 지분 승계를 위한 가족간 지분 정리와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한진칼을 제외한 기타 계열사의 지분매각을 비롯, 부동산 등 자산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를 상대로 한 경영권 방어도 강화해야 하는 처지다.
앞서 한진그룹이 관련 서류 제출이 늦어진 것을 두고 오너가에서 경영권 승계와 동일인 지정에 대한 내부적인 이견이 발생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이에 조 회장이 동일인 지정으로 차기 총수로 확정되더라도 부친의 지분 상속과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누이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 삼남매의 지분은 많지 않은데다 서로 비슷해 지분 상속에 대한 협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해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과 큰 차이가 거의 없다.
결국 조양호 전 회장 지분(17.84%)을 어떻게 나눠 갖느냐에 따라 최대 주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가족간 협의를 통해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2대 주주인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4.98%로 늘어난 상태라 외부 세력의 공격을 상대로 보다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도 이는 절실한 상황이다.
한진그룹이 이번에 공정위에 제출한 동일인 관련 자료에 고 조 전 회장의 지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상속할지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한 내용은 없었던 것도 아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협의 과정에 따라 지분 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한편 조원태 회장의 공식적인 데뷔무대는 내달 초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 행사의 의장직을 수행하며 국내외 항공업계에 한진그룹의 수장으로 이름을 알리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