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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CEO 분리로 책임·투명 경영 강화하는 재계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3.09 08:00
수정 2019.03.09 10:02

LG전자, 권영수 이사회 의장 선임할 듯...조성진 경영에 전념

삼성전자·SK(주) 등 분리 확산...스튜어드십코드 대응

LG전자, 권영수 이사회 의장 선임할 듯...조성진 경영에 전념
삼성전자·SK(주) 등 분리 확산...스튜어드십코드 대응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 서린빌딩.ⓒ각사
삼성·LG·SK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책임경영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 평가 속에 이달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강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15일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권영수 (주)LG 부회장(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성진 부회장이 지난 2017년 3월 의장에 선임되면서 이뤄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겸직체제가 2년만에 다시 분리되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주)LG의 임원과 LG전자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게 된다. 조 부회장은 의장직을 내려 놓고 CEO로서 경영에 전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은 의장과 대표이사가 서로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균형감을 마련하고 이사회 책임경영과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기 조치로 해석된다.

경영진과 이사회가 분리되면 대표이사는 경영진 대표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을 감시·감독하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진다. 또 이사회도 의장과 대표이사 겸직시 불거질 수 있는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 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경영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도 나타나게 된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이미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 LG전자에 앞서 SK(주)도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도록 했던 기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기존 회사 정관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게 돼 있어 오너인 최태원 SK(주) 대표이사 회장이 의장을 겸직해 왔다. 정관 변경안이 주총을 통과하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면서 이사 중 한 명이 의장을 맡아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회의 모든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이사회 의장에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유력한 상태로 선임이 이뤄지면 SK는 처음으로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6년에 정관 변경을 통해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해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처음으로 분리하며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추진했다.

삼성의 또 다른 전자계열사인 삼성전기의 경우,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주주친화 경영을 위해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겨왔다. 한민구 서울대 교수와 이승재 전 해양경찰청장에 이어 2018년부터 권태균 전 조달청장이 의장직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조치가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추세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의식해 미리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자금주인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토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결정했다. 투자 기업에 대한 '경영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지만 특별한 조건이 갖춰지면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또 많은 선진 기업들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앞으로도 분리 기업들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지분과 주주구성 등 각 기업들의 상황이 조금씩 달라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데다 주주들의 비판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만큼 분리하는 기업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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