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컨트롤타워 '한국조선해양' 설립…글로벌 지배력 확대

산은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자율경영 유지, 고용안정 주력

기업결합심사 및 강성노조 반대는 '넘어야 할 산'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8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데일리안

산은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체결…자율경영 유지, 고용안정 주력
기업결합심사 및 강성노조 반대는 '넘어야 할 산'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된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 컨트롤타워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 통합 완료시 한국조선해양 산하에 4개의 조선 계열사를 거느리는 초대형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뿐 아니라 협력사, 지역경제 안정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를 통해 조선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각을 반대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 모두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8일 오후 3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 1월 31일 현대중공업과 산은이 맺은 대우조선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으로,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고, 산은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양사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현대 및 대우 양사의 독자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을 계약서에 담았다.

또 대우조선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상생발전방안이 담긴 공동발표문을 발표하고 경영 안정에 최우선을 두기로 했다.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양사는 구체적으로 대우조선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또한 학계·산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 구성을 추진해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로 이뤄진 각 지역의 조선 산업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번 본계약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요청, 이르면 연내 통합 수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통합 완료시 양사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 1698만9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3000CGT)를 3배 앞서 시장지배력 확대는 물론, 출혈수주를 지양하고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조선 부문에는 품질과 기술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통합 R&D센터를 경기도 성남에 구축중이다. 약 1년 여간 소요되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통합 기업결합심사를 마친 후엔 양사 모두 LNG운반선, 스마트 선박 기술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오갑 부회장은 “이번 대우조선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출발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산하의 4개 조선사를 영업 및 설계, 생산에 최적화시키고,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선해양'은 컨트롤타워 겸 R&D 및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 발전시켜 양사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며 “한 가족이 될 대우조선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