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로야구 ‘기대 이상의 선수들’①
입력 2007.08.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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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해마다 시즌 전에는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2월의 스프링캠프는 따뜻한 햇살처럼 장밋빛 미래로 가득하다. 그러나 잔뜩 기대를 품고 복권을 긁었는데 꽝이 되는 것처럼 정작 뚜껑을 열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대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도 있다. 허허벌판이었던 땅이 금싸라기가 되는 경우인 셈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대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짚어본다.
가득염(SK)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는 가득염에게 코치연수를 제의했다. 구단에서는 이제 그의 선수생명은 다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선수는 보장된 길을 뒤로하고 현역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 팀이 15년간 몸담아온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약한 가득염은 15년간 정든 롯데를 떠나 올 시즌 SK에 새둥지를 틀었다. 무모한도전은 무한도전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 53경기에서 33이닝을 던져 1승11홀드 방어율 3.55를 기록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20경기에서는 방어율 2.19 WHIP 0.97의 특급투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SK의 벌떼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중 하나로 거듭났다. 은퇴직전의 위기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김상현(두산)
21경기 61⅔이닝 4승7패 방어율 3.79. 그리 돋보이지 않은 성적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선수가 김상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야구팬들에게 김상현이라는 이름은 LG 3루수 김상현으로 익숙하지만 두산 투수 김상현도 결코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중반부터 두산의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로 발돋움한 김상현은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팀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로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한동안 불펜의 핵심요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의의 손등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것이 뼈아팠다.
하지만 올 시즌 WHIP 1.25, 9이닝당 탈삼진 7.01개를 마크하는 수준급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기대치가 있었지만 풀타임 첫 시즌치곤 기대이상의 순도 높은 피칭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재걸(삼성)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백업멤버이자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중 하나로 기억될 김재걸은 언제나 팀에 플러스알파가 되는 선수다. 올 시즌 김재걸의 타수는 240타수. 주전으로 활약한 1996년 320타수 이후 가장 많은 타수로 이는 곧 주전멤버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주전 3루수 조동찬의 부상과 시즌-아웃을 틈타 삼성의 주전 3루수로 중용되고 있는 김재걸은 89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2홈런-1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 돋보이지 않는 기록일지 모른다.
하지만 2번 타순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팀 배팅하는 데에는 김재걸만한 선수가 없다. 병살타를 방지하는 효율적인 주루플레이 등은 결코 기록으로 나타날 수 없는 팀 공헌도다. 백업뿐만 아니라 주전으로도 맹활약하는 김재걸의 모습은 분명 기대이상이다.
김현수(두산)
4월6일, 두산의 개막 엔트리에서 생소한 이름이 하나있었다. 김현수였다. 지난해 신일고를 졸업하고 신고 선수 자격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고교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공을 맞히는 재질을 있었지만 수비나 주루플레이에서 낙제점을 받아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후 2군에서 체계적인 지도와 트레이닝을 받으며 프로다운 프로로 거듭났다. 올 시즌 초반부터 김경문 감독의 믿음아래 중심타순에 포진된 김현수는 한 차례 2군에 다녀오는 아픔도 있었지만 올 시즌 71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로 기대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비도 낙제점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열(LG)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백업멤버로 지내온 이종열에게 전성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9년 128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젊은 피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다시 익숙한 백업멤버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재박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주장이자 주전 2루수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용되고 있는 이종열은 90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2홈런-41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7개)도 기록하고 있다. 결승타만큼이나 돋보이는 건 팀에서 가장 많은 희생타 15개다. 김재박 감독과의 코드일치가 결과적으로 이종열의 기대이상 활약을 낳고 있는 셈이다.
☞2007 프로야구 ´기대 이상의 선수들´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