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김병준, "내려가라" 야유에 결국 '버럭'
입력 2019.02.19 02:00
수정 2019.02.18 22:03
김진태 지지자들, 당 윤리위 회부에 앙심
"빨갱이 물러나라"…金 "조용히 해 달라"
김진태 지지자들, 당 윤리위 회부에 앙심
"빨갱이 물러나라"…金 "조용히 해 달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를 찾아 김진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의 야유에 "조용히 하라"고 맞받아쳤다.
대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선 침묵을 지키던 김 위원장이 이날 "빨갱이는 물러나라",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등 일부 당원들의 거친 발언이 계속되자 결국 언성을 높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무대에 오르자 인사말도 하기 전에 여기저기서 거친 욕설이 쏟아졌다. 김 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낸 이들은 대부분 김 후보의 지지자로, 이들은 김 위원장이 '5·18 비하' 발언을 한 김 후보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데 대한 반발심을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소란이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조용히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분가량 연설을 중단한 뒤 "여러분들이 무엇을 말하고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 지지자들의 야유에 당황한 기색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장내 혼란이 수습되자 김 위원장은 "이 정부는 내가 하면 정의요, 남이 하면 적폐라는 촛불의 광풍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제 한국당이 새롭게 태어나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경북 고령 출신인 김 위원장은 TK(대구·경북) 출신임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성난 김 후보 지지자들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위원장이 "(경북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며 "저를 길러주고 오늘 이 자리에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하자 김 후보 지지자들은 "나서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다", "당에서 나가라" 등의 야유를 쏟아냈다.
김진태 "나도 바늘방석…지지자들 그동안 억눌려서 목소리 커"
김 후보는 이와 관련 이날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도 바늘방석"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입에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는 지적에 "꼭 저의 지지자 중에서 나왔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그렇다면 저를 윤리위에 회부시킨 것 때문인데 예의가 아니며 저도 바늘방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지지자들은 자발적으로 오는 분들이기 때문에 일일이 막지 못한다"며 "(제 지지자들이) 그동안 너무 억눌리고 제도권 언론에서 들어주지 않아서 목소리가 큰 점은 있다. 하지만 과격했던 적이 없으니 언론에서도 편견을 갖고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