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통해 '경형 SUV' 신시장 창출
입력 2019.01.31 14:37
수정 2019.01.31 15:02
연 16만대 경차시장 진입 위해 결정…아토스 단종후 20년만에 재진출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를 계기로 20년 만에 경차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기존 경차들과 차별화된 ‘경형 SUV’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31일 광주시가 제시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 최종안에 합의하고 광주시와 1차 투자 협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광주시 주도로 광주지역에 설립되는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에 530억원을 투자해 1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신설 법인은 연산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해 이르면 2021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 생산을 위탁, 완성차를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연봉 3500만원의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경쟁력 있는 경차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차 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수요의 약 9%(지난 5년 평균)를 점유하고 있는 중요 시장이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 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가 단종된 이후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상회하는 고임금 구조로는 1000만원대 초반의 경차를 생산해서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수요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경차시장을 포기해야만 해 그동안 현대차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반 50%에 육박하던 현대차 점유율은 2015년 3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 2018년 39.8%로 좀처럼 40%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도 점유율 회복을 위해 경차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없이 제기돼 왔다. 회사츠은 여러 번 국내 시장을 위한 경차를 개발하려고 검토했지만 국내공장 생산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안 돼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차, 한국GM이 양분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아차가 모닝, 레이를 통해 9만959대, 한국GM 스파크가 4만7245대 등 13만889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8만6063대, 한국GM 3만9868대 등 12만7429대가 판매됐다.
최근 국내를 포함 전세계적인 SUV 인기로 인해 승용차 위주의 경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신차를 통해 경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차 시장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SUV로 신차를 개발해 승용차 중심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차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SUV 시장(수입차 제외)은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에서 33.5%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SUV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2021년 하반기 경SUV까지 출시해 경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 다양한 SUV에 대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