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파생상품 거래 담합 외국계 은행들에 과징금 '철퇴'
입력 2019.01.20 14:03
수정 2019.01.20 14:03
JP모간체이스·도이치·HSBC·한국SC 등에 총 6억9300만원
국내 대기업과의 외환파생상품 거래 계약을 두고 담합을 벌인 외국계 은행들이 억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JP모간체이스은행·홍콩상하이은행(HSBC)·도이치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6억9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거래금액 총액 약 6112억원 상당의 외환파생상품을 거래하며 고객인 대기업에 제시할 수수료 수준을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환파생상품은 외환거래를 할 때 환율이나 이자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이들은 고객이 같은 거래조건의 외환파생상품 물량을 나눠 출혈 경쟁을 막고 최종 계약 금액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합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JP모간체이스은행·도이치은행·HSBC는 이런 방식으로 거래금액 합계 300억엔인 원/엔 통화스와프 거래를 체결하며 담합을 벌였다가 적발됐다. HSBC·도이치은행의 경우 1억2400만달러에 달하는 달러/원 선물환 거래에서도 이런 담합을 벌였다가 적발됐다.
또 고객이 단 하나의 거래은행을 선정할 때도 특정 은행이 낙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가격을 미리 합의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HSBC·도이치은행·한국SC은행은 이런 방식으로 유로/원, 달러/원 선물환이나 외환스와프와 관련한 5차례 입찰에서 담합했다.
공정위는 전체 거래금액 중 은행들이 올린 총매출액 약 270억원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JP모간체이스은행 2억5100만원, HSBC 2억2500만원, 도이치은행 2억1200만원, 한국SC은행 500만원 등이다.
한편, 공정위는 2016년과 2017년에도 외국계 은행의 외환파생상품 거래 담합을 적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