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빠진 중원, 이청용이 살렸다
입력 2019.01.08 01:08
수정 2019.01.08 01:08
후반 18분 교체 투입 뒤 결승골 견인
정확한 패스와 노련한 플레이 돋보여
‘블루 드래곤’ 이청용(보훔)이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하며 위기에 빠질 뻔한 벤투호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2분에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앞서 키르기스스탄에 2-1로 신승을 거둔 중국에 이어 조 2위로 출발을 하게 됐다. 경기력은 다소 답답했지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는 승리했지만 전반적으로 답답한 흐름이 전개됐다. 이날 한국은 피파랭킹 116위 필리핀을 상대로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마무리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초반 필리핀의 반격까지 더해지며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한국은 후반 10분 만에 중원의 핵심 기성용(뉴캐슬)이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며 위기가 찾아왔다.
기성용은 전반전에 넓은 시야를 앞세운 정확한 롱패스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기에 그가 빠진 중원은 우려가 컸다.
이러한 우려를 기우로 만든 것은 이청용이었다. 후반 18분 구자철을 대신해 투입된 이청용은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여유로운 플레이로 한국이 흐름을 가져오는데 앞장섰다.
결국 이청용은 전반 22분 황의조의 선제골을 견인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는 황희찬을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황의조의 선제골을 도왔다.
첫 골 이후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이청용은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고 빈 공간에 있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노련함으로 한국의 소유권을 지켜냈다.
측면에서는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돌파에 성공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한국은 공격에서 필리핀 수비진과의 1대1 싸움에서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했지만 그나마 이청용이 측면에서 막혔던 활로를 열었다.
지난해 독일 무대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도약하며 다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이청용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경기력에 경험을 더하며 벤투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