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2018 결산] 회계 이슈 몸 살 앓은 제약‧바이오…기술수출 풍년 희소식도
입력 2018.12.28 06:00
수정 2018.12.28 06:27
바이오는 1년 내내 분식회계 논란, 제약은 연말 리베이트 의혹
연간 5조원 규모 기술수출 성과도…규제 완화 등 정부 역할론 부상
바이오는 1년 내내 분식회계 논란, 제약은 연말 리베이트 의혹
연간 5조원 규모 기술수출 성과도…규제 완화 등 정부 역할론 부상
올해 제약‧바이오업계를 관통한 것은 회계이슈였다. 분식회계 논란 꼬리표가 1년 내내 업계를 옥죈 데 이어 연말에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리베이트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2018년 한 해가 악재로 얼룩졌다. 하지만 그동안 묵묵히 진행해온 연구개발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기술수출이 잇따르는 등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2018년 연초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 소식으로 한 해를 열었다. 이어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테마감리가 진행됐다. 불과 몇 달 전인 2017년 12월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5대 신산업 선도프로젝트에 포함시키고 단계별로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신약 개발에 긴 시간과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산업 특성 상 분식회계 등 부정 회계 이슈는 업계가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악재 중의 악재로 꼽힌다. 지속적인 R&D 활동을 위해서는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잇따른 회계 이슈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하반기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업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 한 날 삼성바이오와 업계를 대표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대상에 올랐다. 여기에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위기가 더해졌고, 동성제약의 리베이트 혐의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업계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다른 산업에 비해 한 해 영업을 일찍 마감하고 단체 휴가를 보내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올 연말은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란 하소연이 늘고 있는 이유다.
특히 바이오업계를 1년 내내 괴롭혔던 분식회계 이슈에 더해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의혹이 연일 쏟아져 나오면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커녕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리베이트 문제는 동성제약을 제외한 다른 제약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조용히 한 해를 마감하기는 글렀다는 푸념도 나온다. 또 과거에 저질렀던 부정이 문제가 되는 것인 만큼 의혹이 업계 전체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각종 악재가 한 해 내내 계속됐지만 그 가운데서 낭보도 잇따랐다. 유한양행이 1조4000억원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인트론바이오, 동아에스티, SK케미칼 등도 수천억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간 협력을 통한 기술수출 소식오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기술수출을 통해 또 다른 신약 개발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신기술을 활용해 상품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술수출에 비해 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성공적으로 상품화가 될 경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수백에서 수천배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대한 역량은 뛰어나지만 이를 상품화 단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가 절실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 바이오업의 특성 상 신약이 개발될 때까지는 수익이 거의 없고 투자만 이뤄지다 보니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실질적인 지원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통일된 의견”이라며 “국내 제약시장 규모가 20조원인데 이중 국산 신약 시장은 1% 수준이다. 연구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