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데일리안 결산] '지지율 20%대 회복' 한국당, 자기 반성나섰나
입력 2018.12.20 04:00
수정 2018.12.20 08:44
2년 만에 지지율 25% 되찾은 한국당
선거 전 여권 비난할 땐 지지율 고전
홍준표 사퇴·보수 결집에 30%대 눈앞
2년 만에 지지율 25% 되찾은 한국당
선거 전 여권 비난할 땐 지지율 고전
홍준표 사퇴·보수 결집에 30%대 눈앞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최근 2년 만에 25%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과 당협위원장 교체 등 자기 반성에 따른 보수 결집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여당 흠집 내기를 통해 반사이익을 노렸다.
하지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기록한 한국당이 뒤늦게 자기반성을 시작하면서 지지율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한국당의 올 한해 행보를 되돌아봤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월 "한국당이 올라가는 상승곡선과 여권이 내려오는 하향곡선이 마주치는 시점은 오는 5월쯤"이라며 지방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전 대표의 자신감에도 한동안 한국당 지지율은 10%대 중후반대에 머물렀다. 리얼미터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1월 다섯째주 전국 성인 10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한국당 지지율은 19.1%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 수용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2월엔 지지율이 16.2%로 전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위장평화쇼'라고 힐난한 점도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연이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반등했다. 정부의 대북 정책에 연일 쓴소리를 날리던 한국당이 대여 공세의 과녁을 미투로 옮기면서 지지율도 20%대(19.8%) 돌파를 눈앞에 뒀다.
다만 여권발(發) 미투 의혹은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은 소폭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정치권에선 홍 전 대표의 거친 이미지가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기존 당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며 '우리 준표가 달라졌어요'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4월 한국당의 지지율은 전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리얼미터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4월 넷째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한국당은 지지율 22.6%를 기록했다.
한국당은 이 시기 전국을 돌며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고 외쳤다. 한국당의 이같은 슬로건에 '텃밭' 대구·경북이 반응했다. 한국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대구·경북 지역(46.3%)에서 가장 많았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앞둔 5월 한국당의 지지율은 16.9%로 큰 폭 하락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및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등 여권의 악재에도 민심 얻기에 실패한 것이다.
당내에선 이 시기 '반홍'(홍준표 반대) 기류가 확산됐다. 홍 전 대표는 이 때문에 지방선거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중단했다. 여권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인 것도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한국당은 결국 6·13 지방선거에서 완패했다.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대구·경북 2곳에서만 승리했다.
"광역단체장 6곳을 지키지 못하면 당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홍 전 대표가 '사퇴' 카드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지율은 14.3%로 지방선거 이전보다 더 하락했다.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도 민심의 외면을 초래했다.
벼랑 끝에 선 한국당은 7월 '김병준호(號)'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방선거 완패 원인을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서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당 지지율은 10%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7월 넷째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시기 당 지지율은 16.7%이다.
국회 특활비 폐지 논란이 강타한 8월 한국당의 지지율은 민주당과 동반 하락했다. 거대 양당은 특활비 폐지 대신 영수증 첨부 등 제도적 개선을 내세우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뒤늦게 입장을 선회했지만 한국당 지지율(14.4%)은 전월 대비 2.1%포인트 떨어졌다.
지지율 정체 현상은 9월 들어 중단될 기미를 보였다.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9월 넷째주 전국 성인 10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한국당 지지율은 전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17.7%였다.
월평균 실업자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인 100만명을 넘는 등 정부의 경제 실정에 따른 상승 효과로 풀이된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도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당의 인적쇄신을 주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첫발을 뗀 10월 한국당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17.4%)을 유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연속 하락한 11월 여권에 대한 보수층의 시각 변화로 보수 결집이 본격화되면서 한국당 지지율은 26.4%로 25%대를 뛰어넘었다.
한국당은 12월에도 지지율 20%대를 이어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2월 둘째주 전국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한국당 지지율은 22.8%를 기록했다.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쇄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한국당이 또 한번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www.nesdc.go.kr)나 알앤써치(www.rnch.co.kr), 리얼미터(www.realmeter.net)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