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단식농성 8일차 '고통호소'…여야3당 '줄다리기' 여전
입력 2018.12.13 15:18
수정 2018.12.13 15:33
정치권, 孫 주말 넘어설 경우 건강이상 우려
민주 "연동형 동의, 한국당 입장변화 촉구"
한국 "선거제·권력구조 동시주장, 당론논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8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거대양당은 여전히 선거제도 개혁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제도는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과 함께 다뤄야 한다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는 13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힘이 들었다. 사흘 전부터 힘이 들었는데 아직은 앉아 있을 만하지만 오늘까지 면도했는데 내일 면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민주당이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론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결의한 것처럼 한국당도 연동형으로 확정해 국민 뜻을 받드는 새로운 한국당이 되길 바란다”며 “그렇게 해서 제가 지금은 앉아있지만 쓰러지기 전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겟다”고 호소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를 마치고 힘에 부치는 듯 정오께 국회 로텐더홀 한 켠에 마련된 등받이 의자에 기대고 있었다. 정치권은 손 대표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경우 건강에 직접적인 무리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손 대표의 단식 농성이 일주일을 넘어서자 정부여당으로 부담을 느낀 듯 전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거제 개편의 기본 방향으로 하는 방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편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며 “여야 5당의 합의를 위해선 특히 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 구성된 한국당 원내지도부와도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며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에 공을 넘겼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선거제와 관련한 당론을 모으겠다는 입장이지만 조속한 협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나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편은 권력구조와 관련돼 있다”며 동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당 내에서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선호있기 때문이다.
도농형 선거구제는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은 지역구를 통합해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여러 명을 선출하고, 농어촌 지역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한국당 입장에서 의석수 유지에 최적의 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양당의 합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이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은 주말까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큰 기본원칙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양당 압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