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임원' 인사, LG 이어 삼성·SK·현대차로 이어지나
입력 2018.11.29 16:06
수정 2018.11.29 16:29
LG 전체 임원 승진자의 72%가 상무 신규임원...평균 나이 48세
삼성·SK 반도체 성과로 발탁승진, 현대차는 쇄신인사 '주목'
삼성·SK 반도체 성과로 발탁승진, 현대차는 쇄신인사 '주목'
LG가 28일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젊은 임원 인사 기조가 다른 그룹들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임원 평균 연령이 높았던 LG가 중장기적인 인재 풀 확대를 위해 젊은 상무 발탁이라는 인사 기조를 나타내면서 정기임원인사를 앞둔 삼성·현대차·SK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LG는 28일 단행한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총 185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는데 이 중 상무 승진자는 134명으로 전체의 약 72%를 차지했다. 지난 2004년 GS와의 계열 분리 이후 역대 최대규모로 최근 2년(2017년 100명·2018년 94명)과 비교해도 30~40명 많은 규모다.
상무 승진자의 평균 나이는 48세로 최연소 승진자인 송시용 LG전자 상무는 1979년생으로 내년에 만 40세가 된다. 또 외국인 임원으로 승진한 쑨중쉰 LG전자 중국동북지역 영업담당 상무도 1973년생으로 40대다.
LG그룹 측은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LG가 외부 수혈과 함께 40대 임원 발탁에 적극 나선 것을 두고 임원 평균 연령이 높아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그룹의 이미지를 젊은 분위기로 변화시키려는 구광모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주 나란히 주요 계열사 인사를 앞두고 있는 삼성과 SK의 신규 임원 승진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계열사 인사에 이어 내주 전자계열사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은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3명의 새로운 부문장(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 체제가 들어선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역대 최고 실적으로 사업부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반도체사업부는 성과주의 기조에 입각해 승진 폭이 상당히 큰 전망이어서 다수의 젊은 임원 발탁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사업부가 기여한 공로로만 보면 대규모 승진 인사 요인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삼성이 대내외적으로 처한 상황들이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내달 6일 정기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SK도 이미 최근 2년간 젊은 CEO와 임원들의 발탁이 이뤄진 만큼 인사와 승진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중 가장 많은 41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는데 이 중 상무로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이들이 27명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달했다.
2015년과 2016년 연말 인사에서 각각 19명과 25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 향상으로 임원 승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최대 임원 승진자와 함께 최대 신규 임원 배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다른 그룹과 상황이 다른 점이 오히려 젊은 임원 발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분기 어닝쇼크로 혁신 인사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젊은 신진 인력들의 발탁을 통해 전체 임원의 평균 나이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높은 성과에는 발탁 인사가, 낮은 성과에는 쇄신 인사로 젊은 임원 등용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과 경륜 만큼이나 새로운 혁신과 사고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의 필요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