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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송승헌 "'송승헌 다시 봤다'는 평가, 뿌듯했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8.11.19 08:53
수정 2018.11.21 07:56

OCN '플레이어' 강하리 역

"연기 재미 처음 느껴"

배우 송승헌은 OCN '플레이어'에서 사기꾼 강하리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더좋은이엔티

OCN '플레이어' 강하리 역
"연기 재미 처음 느꼈죠"


"송승헌이 이런 연기를?"

최근 OCN '플레이어'에 출연한 송승헌(42)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란다. 송승헌은 최근 연이어 출연한 장르물에서 기존의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플레이어'는 사기꾼, 드라이버, 해커, 파이터까지, 각 분야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뭉쳐 가진 놈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유쾌·통쾌 머니 스틸 액션 드라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5.8%(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 자체 최고 성적으로 종영했다. 첫 회 4.5%로 OCN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로 출발한 '플레이어'는 후반부까지 고른 수치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최종회에서는 강하리(송승헌), 차아령(정수정), 임병민(이시언), 도진웅(태원석)이 악의 끝판왕 '그 사람'(김종태)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송승헌은 주인공 강하리 역을 맡았다. 수려한 외모에 재치 있는 언변, 타고난 배짱까지 겸비한 천재 프로 사기꾼 인물이다. 전국 상위 0.1% 수재로 인정받기도 했지만 삶이 뒤흔들리는 사건을 겪고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OCN '플레이어'에서 사기꾼 강하리 역을 맡은 송승헌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더좋은이엔티

15일 서울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송승헌은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끝날 때는 잘 마무리해서 좋았다"며 "주인공 넷 호흡이 관건이었는데 호흡이 정말 좋아서 마지막엔 끝나는 게 아쉬워했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합이 좋아야 했다. 송승헌은 "이야기가 재밌었다"며 "다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는데 현장에서 함께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서로 친해졌다"고 전했다. "그 어떤 작품보다 배우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호흡이 잘 묻어났기도 했고요. 배우들과 나이 차이와 세대 차이를 느끼지도 못했답니다."

결말에 대해선 "우리 드라마는 고급스러움보다 유쾌하고 통쾌한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라며 "이야기를 경쾌하고 쿨하게 담고 싶어서 엔딩도 그 분위기를 담았다. 시즌 2가 나오면 출연하고 싶다는 얘기도 나눴다"고 전했다.

송승헌은 '블랙' 이어 또 장르물에 도전했다. '블랙' 시나리오를 3년 전에 봤다는 그는 "'블랙'은 난해하지만 집중해서 보면 재밌는 작품"이라며 "기존에 송승헌이 선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송승헌을 다시 봤다는 평가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송승헌을 새롭게 봤다는 얘기를 듣고, 이미지가 갇혀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정의롭고, 착하고, 순정적인 남자 캐릭터만 고집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정형화된 캐릭터만 했나 싶기도 했고요."

OCN '플레이어'를 마친 송승헌은 "최근 연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더좋은이엔티

1995년 의류브랜드 '스톰' 모델로 데뷔한 송승헌은 '남자 셋 여자 셋'(1996~1999), '그대 그리고 나'(1997~1998), '해피투게더'(1999), '가을동화'(2000), '여름향기'(2003), '에덴의 동쪽'(2008), '마이 프린세스'(2011), '인간중독'(2014), '미쓰 와이프'(2015), '제3의 사랑'(2016), '대장 김창수'(2017), '사임당 빛의 일기'(2017), '블랙'(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자기 안의 틀을 깬 작품은 '인간중독'이었다. 이 영화에서 송승헌은 파격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작품을 선택하는 폭도 넓어졌단. 사극을 안 좋아하던 그가 사극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장 김창수'에서는 악역 강형식을 맡았다. 이 모든 게 도전의 연속이었다. "'작품 성공과 흥행에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을 하라'는 선배의 말을 들었어요. 이후 작품을 선택할 때 너무 고민하고 싶지 않았어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묻자 "한 대사나, 장면에 꽂히기도 해서 선택한 작품이 있다"며 "'블랙'과 '대장 김창수'가 그랬다"고 전했다.

반듯한 이미지의 송승헌은 '블랙'과 '플레이어'를 통해 오히려 능글맞고 유쾌한 역할이 어울린다는 평가를 얻었다.

'여름향기' 조연출이었던 고재현 PD는 송승헌의 모습을 알고 실제 송승헌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주문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송승헌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처음으로 가발도 썼는데 재밌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뿌듯했죠. 예전에 멋지고 정의로운 것만 했을 땐 평가가 박했는데, 오히려 힘을 빼니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신기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을 묻자 '송승헌 다시 봤다'를 꼽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중학교, 고등학교 팬들을 얻었다는 그는 "신기했다"며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뒤 나래 씨와 언제 소개팅할 거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나래바에 초대해주신다면 가겠다"고 웃었다.

따로 일상을 보여줄 의향이 있냐고 묻자 "예능은 웃겨야 해서 부담스럽다"며 "지섭이가 하는 예능을 보고 안 되겠다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OCN '플레이어'를 마친 송승헌은 "이번 드라마는 유쾌하고 통쾌한 재미를 추구했다"고 밝혔다.ⓒ더좋은이엔티

송승헌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은 '남자 셋 여자 셋'이다. "모델일을 하다가 갑자기 캐스팅돼서 몰랐던 세계에 들어갔어요. 당황스러웠죠. 연기를 준비하지 않았던 때라 욕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연기자로서 힘들고 재미없었던 시기였습니다. '가을동화'도 인기는 얻었지만, 마음이 힘들었어요. 연기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고, 능력보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거든요. 배우는 직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흔들리던 송승헌의 마음이 바뀐 건 한 팬의 편지였다. '당신 때문에 감동을 받고 행복하다. 이런 직업을 가진 당신은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내용이었단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게 된 계기였다.

결혼에 대해선 "어려울 것 같다"며 "혼자 익숙해져서 누군가를 배려해줘야 한다고 하더라. 다만, 나와 내 아내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정말 궁금하다.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친구들 보면 부럽다"고 했다.

'청춘스타' 송승헌도 어느덧 40대를 훌쩍 넘었다. 배우는 "2,30대 때는 예민하고 까칠했던 것 같다. 일할 때와 친구들 만날 때 너무 달랐다. 40대가 되고 나니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20년 넘게 '잘생김'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방부제로 샤워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에 배우는 밝게 웃었다. "별다른 비결은 없어요. 나 자신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담배도 안 피우고요."

또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그는 "톰 크루즈가 뛰어다니는 걸 보고 정말 놀랐다"며 "내 목표는 톰 크루즈"라고 했다. "자기 관리도 잘하고, 액션, 멜로도 두루두루 잘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근에 연기 재미를 느꼈죠. 멋지게 나이드는 배우를 꿈꿉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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