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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타자’ 박건우, 이보다 더 가혹할 순 없다

김평호 기자
입력 2018.11.13 06:00
수정 2018.11.13 14:07

한국시리즈 6경기서 타율 0.042로 부진

SK 우승 확정 순간 마지막 타자로 등장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건우.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에게 2018년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박건우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6타수 무안타로 또 다시 침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리즈 타율 0.056(18타수 1안타)으로 극도의 타격 부진에 빠져 있던 박건우지만 김태형 감독은 변함없이 클린업 트리오에 기용하는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박건우는 첫 타석부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2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초구에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뜨며 1루수 로맥의 글러브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4회 2사 1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박건우는 6회 1사 1루서 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5회까지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이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직후 나온 병살타라 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타격에서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건우는 수비에서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9회초 우측으로 뻗어나가는 로맥의 다소 까다로운 타구를 펜스 앞에서 몸을 날려 처리했다.

하지만 ‘호수비 뒤에는 좋은 타격이 이어진다’는 야구의 정설은 박건우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곧바로 9회말 공격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정영일을 상대로 삼구삼진으로 다소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11회말 또 한 번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문승원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하지만 불운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산이 4-5로 뒤진 13회말 2사 후 마지막 타석의 주인공도 하필 박건우였다.

마지막 명예 회복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미 타격감과 자신감이 떨어진 박건우에게는 고통의 순간이었다. 결국 김광현을 상대로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마지막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6경기 타율은 0.042(24타수 1안타). 정규시즌 우승 주역인 박건우에게 올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잔인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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