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vs. 그렇지 않은 자’...둘로 나뉜 부동산 시장
입력 2018.11.13 06:00
수정 2018.11.13 05:59
강남발 약세로 집값 낮춰도 현금부자에게만 유리
래미안리더스원 청약으로 풍부한 유동성 재확인

강남발 집값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매매든 청약이든 모두 현금부자들만을 위한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이 ‘올스톱’ 분위기지만 간혹 가격을 낮춘 급매물은 꽉 조여 버린 대출규제 탓에 현금부자들만 접근 가능한 상황이다.
무주택자들의 첫 번째 내집마련 방법으로 꼽히는 청약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진행한 ‘래미안 리더스원’ 청약에서는 풍부한 유동자금을 지닌 현금부자들의 존재감이 수치로 확인됐다.
13일 부동산114의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에 따르면 자치구 중에서 송파구는 -0.13%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밖에 ▲강동(-0.02%) ▲강남·서초·용산·영등포 등(0.0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상당한 관심이 쏠린 상태다. 이 단지의 전용 84㎡는 현재 16억~17억5000만원 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입주권은 지난달 3일과 6일 각각 15억2500만원, 16억803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9월 최고가를 경신한 17억원보다 9000만~1억7500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그럼에도 연초 13억~15억원 대에 입주권이 거래된 것에 비하면 여전히 1억~2억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1억원 이상 가격이 낮아졌다 해도 여전히 비싼 집값은 웬만한 매수자들이 접근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9·13대책으로 유주택자 대출규제는 사실상 막혀버렸고, 지난달부터 시행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로 자금마련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속속 등장하고 있는 몸값을 낮춘 급매물들은 현금부자들의 차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인터넷 부동산카페에서는 “계층이동 사다리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자금의 실체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현금으로 최소 10억원을 조달 가능해야 하는 ‘래미안 리더스원’ 청약은 일반분양 232가구 모집에 9671명이 몰리면서 1만여명의 현금부자들이 시장에 숨죽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매수가 확 줄었고,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며 “규제로 대출이 꽉 막혔기 때문에 지금 시장은 조금이라도 대출을 덜 받아도 되는 현금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