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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꼽은 가장 큰 학교폭력 원인 '솜방망이 처벌'

이선민 기자
입력 2018.10.25 14:32
수정 2018.10.25 14:33

학교폭력 피해 당하면…가족, 친구 다음 경찰 찾아

초·중·고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학교폭력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별로 줄어들지 않았으며, 그 원인이 솜방망이 처벌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 당하면…가족, 친구 다음 경찰 찾아

초·중·고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학교폭력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별로 줄어들지 않았으며, 그 원인이 '솜방망이 처벌'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경찰에 적발된 학교폭력사범은 5만9000명에 달하며, 여전히 청소년 학교폭력은 지속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느끼는 원인은 솜방망이 처벌에 있었다.

스마트학생복이 지난 10일부터 약 일주일간 초·중·고교생 총 1179명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상황 및 인식 변화 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작년 대비 학교폭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약 53.6%가 감소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학생이 ‘성인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51.7%)’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 뒤로 ‘학교 폭력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주변 인식(20.2%)’ ‘2차 보복 등을 우려하여 비공론화된 폭력사례(11.1%)’ ‘일진이나 폭력을 주제로 하는 창작물 증가(7.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나머지 학교폭력이 감소했다고 느꼈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학교 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활발한 캠페인 진행(42.4%)’을 가장 큰 이유로 택했다.

ⓒ스마트학생복

ⓒ스마트학생복

소년 범죄의 솜방망이 처벌은 사회에서 꾸준히 뜨거운 이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국회에서는 연말까지 형사 처분을 받지 않는 형사 미성년자의 기준을 하향하는 형법·소년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민들 가운데에는 살인, 강간 등의 강력범죄는 소년법에서 제외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매년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강력범죄, 특히 강간범이 줄지 않음은 물론 인천 여중생 사망사건과 서울 관악산 폭행사건 등 잔인한 소년범죄가 조명을 받으면서 사회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일부 학교에서 법정 개정 등으로 선생님이 학생을 체벌하지 못하도록 규정되면서 학생이 오히려 선생님을 폭행하거나 성추행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는 사례를 직접 겪은 경우에 대한 설문에는 74.7%의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관련 뉴스나 사례를 본 적 있다’라고 답했다. 직접 경험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던 것이다.

선생님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인 약 50.8%의 학생들이 ‘잘 나가보이고 싶은 학생들의 허세’라고 답했으며, ‘어른에 대한 반항심(33.8%)’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약 35.5%의 학생들이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라고 답했으며, ‘친구(29.9%)’ ‘경찰(2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피해자 지원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약 77.9%의 학생들이 ‘잠시 동안 도움이 될 순 있지만 학교폭력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답하며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피해 학생들이 경찰을 찾기보다 가족과 친구를 먼저 찾고, 피해자 지원서비스에 대해서도 신뢰가 상당히 떨어지는 답변을 한 것이다. 이는 상당수의 피해학생들이 국가가 가해학생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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