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정 꿈틀…'수제맥주 4캔 만원' 시대 오나

수제맥주업계·정치권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

5만명 고용창출 효과·수제맥주 경쟁력 강화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맥주. ⓒ연합뉴스

국내 맥주업계 성장을 위해서는 낡은 주세법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수입맥주는 캔맥주 1개(500ml)당 89원 오르고 국산맥주는 363원 싸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제맥주 붐이 일면 5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심기준·윤후덕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이 지난 19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맥주 주세법 관련해 종량세 전환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권 의원은 "종량세로 전환해도 1만원에 수입맥주 4캔이 가능한데 주세법 개정을 2020년까지 왜 미뤄놨냐"며 "국산맥주 산업발전을 위해 하루 빨리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주류에 부가되는 과세체계는 종가세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까지 모두 합한 금액에 세금이 부과돼 판매가가 수입 맥주보다 비싸게 책정된다. 이로 인해 국산 맥주 제조사와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은 끊임없이 종량세로 주세법을 개편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반면 수입맥주는 신고가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맥주회사들은 수입맥주와 공정한 가격 경쟁이 어려운 구조라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청년 일자리와 연관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심 의원은 "수제맥주의 경우 청년 고용창출, 창업 및 국내 맥주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수입맥주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제 수제맥주 업계의 청년 채용 비율은 77.5%이다. 2014년 54개였던 수제맥주 업체는 현재 108개로 늘었다. 덩달아 일자리도 증가했다. 지난해 수제맥주협회가 조사한 결과 양조장 1곳당 평균 16.7명, 수제 맥주 전문점 1곳당 평균 24.5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제맥주 창업 붐이 일면 직접 고용은 1만명, 관련 산업 유발효과까지 포함하면 약 4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것이 협회 측의 분석이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현재 수제맥주 점유율 1% 수준에서 관련 종사자가 5000여명에 이른다"며 "종량세 전환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10% 규모로 성장할 경우, 5만명 정도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수제맥주업계 최초로 '4병에 1만원'를 실시하고 있다. 세븐브로이 측도 국산 수제맥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주세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맥주 시장에서의 주세체계가 수입맥주와 달라 소비자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