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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강조하며 종전선언 압박한 北…폼페이오와 '평양담판' 주목

박진여 기자
입력 2018.10.01 14:10
수정 2018.10.01 14:17

트럼프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포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北 비핵화 '플러스알파' vs 美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빅딜'

북한은 이번 '평양공동선언'과 유엔총회 연설에서 추가 비핵화 조치를 제시하며 '상응조치'를 그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핵화 협상의 공이 미국으로 다시 넘어간 모습이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트럼프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포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北 비핵화 '플러스알파' vs 美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빅딜'


북한이 '신뢰'와 '평화'를 강조하며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구체적 행동 없이는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없이 선비핵화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북한은 이번 '평양공동선언'과 유엔총회 연설에서 추가 비핵화 조치를 제시하며 '상응조치'를 그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핵화 협상의 공이 미국으로 다시 넘어간 모습이다. 이에 이달 초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서 미국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9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15분간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신뢰'를 강조하는 표현만 18차례를 사용하며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의 '선조치'를 촉구했다. 이는 앞서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가 있다고 명시한 내용과 상통한다.

이에 대한 미국의 답변은 10월 초 예고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한의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비핵화 의지를 증명하는 '행동'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장기전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CBS 방송 인터뷰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진짜 진전(real progress)'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자료사진) ⓒ미 국무부 홈페이지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CBS 방송 인터뷰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진짜 진전(real progress)'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종전선언과 제재완화를 '상응조치'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에 대한 협상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지원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 협상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북미 어느 쪽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두고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미가 상대방의 선조치를 요구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통큰 합의'나 즉각적인 결단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비핵화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즉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미래핵을 유보하는 사실상 핵동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향후 비핵화 협상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평양 담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북한의 핵 신고와 미국의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비핵화 빅딜'을 조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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