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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 文-金, 천지 앞에서 “남측에서도 백두산 관광할 수 있을 것”

이선민 기자
입력 2018.09.20 16:02
수정 2018.09.20 16:20

김정숙 여사, 준비해 간 한라산 물 일부 천지에 뿌리고 천지 물 합수해 가져와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숙 여사, 준비해 간 한라산 물 일부 천지에 뿌리고 천지 물 합수해 가져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맑은 날씨의 백두산에 올라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천지로 내려가 물에 손을 담가보기도 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을 위해 방북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20일 아침 일찍 백두산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6시 39분쯤 백화원 영빈관을 나선 문 대통령은 오전 7시 27분쯤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출발해 오전 8시 20분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9시 30분 경 장군봉으로 도착한 뒤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며 “우리는 내려갈 수 있어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설명했다.

평양방문 3일째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의 안내를 받으며 20일 화창한 날씨 속에 백두산 천지를 방문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리 여사는 “천지 수심은 325m다. 백두산에는 전설이 많다”며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새 역사의 모습을 천지 물에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형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며 웃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제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간다. 그런데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져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백두산이 분단 이후에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보면 좋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화답했다.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후 백두산 천지로 이동하기 위해 함께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담소를 나눈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천지가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손을 번쩍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남측 대표단과 문 대통령에게 사진을 권하며 “제가 찍어드리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남측과 북측 수행원들이 번갈아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며 “통일한국을 일떠세울 영예를 본받아 백두신령이 내리는 광경을 바라볼 수 있다”며 감격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이야기 하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이야기 해 웃음을 자아냈다. 리 여사는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며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숙 여사는 미리 한라산 물을 준비했다며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제주도 물을 채워왔고, 천지로 내려간 뒤 일부를 뿌리고 천지 물을 담아 합수할 생각으로 병을 가져왔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10시 10분경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했다. 천지 물가로 내려간 문 대통령 내외는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천지에 손을 담가보기도 했다.

다시 삼지연 초대소로 이동한 문 대통령 내외는 공식적인 방북 일정을 끝냈으며, 3시 30분 경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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