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혹사논란, 칠레전 묘책 있나?
입력 2018.09.10 08:13
수정 2018.09.10 08:14
칠레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 높아
문선민, 이승우, 황희찬 등 대안 많아
국가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축구전문 웹사이트 ‘90min닷컴’은 9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에게 쉴 시간을 줘야 한다”며 최근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쉴 틈도 없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 5월 말부터 국내에 들어왔다가 다시 오스트리아로 전훈을 떠난 뒤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 무대에 입성했다. 월드컵서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나서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월드컵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손흥민은 다시 영국으로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뒤 지난달 초까지 미국서 열린 인터내셔널챔피언스컵(ICC) 대회에 나섰다.
이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손흥민은 뉴캐슬과의 EPL 개막전을 소화한 뒤 자카르타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2~3일 간격으로 무려 6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6경기 가운데 2경기는 연장 승부까지 치르며 온 힘을 짜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자 이제는 또 다시 A대표팀에 합류,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는 선발로 나와 82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최근 4개월 여 간 이동거리만 놓고 봐도 지구의 약 2바퀴를 돌았다. EPL이 개막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체력 고갈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9월 A매치는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하자는 여론이 형성됐지만, 일단 파울루 벤투 감독은 첫 경기 때는 선발로 냈다.
손흥민의 혹사논란이 언급될수록 벤투 감독이 갖는 부담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표팀은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데뷔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기세를 잇기 위해서는 칠레전 승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칠레는 코스타리카처럼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인 칠레는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 게리 메델((베식타스) 등 유럽서 활약하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한국에게는 쉽지 않은 일전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손흥민마저 빠진다면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모처럼 뜨거워진 축구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도 손흥민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선수의 장래 역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 역시도 아직 선수 파악이 덜 된 만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경쟁을 유도하고, 손흥민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협의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1,2차전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미리 실험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칠레전에 손흥민이 없어도 측면은 이승우, 문선민, 황희찬 등 대체자원들이 즐비하다. 이승우와 문선민은 지난 코스타리카전에 교체로 나서 많은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고, 기회를 얻지 못한 황희찬은 칠레전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성용을 전진배치 시키거나 황인범을 중앙에 세우고, 코스타리카전에서 쐐기골을 기록했던 남태희의 측면기용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손흥민이 측면이 아닌 중앙 공격수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황의조, 지동원, 황희찬 등 대체 자원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