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날…또 기약 없는 이별
입력 2018.08.22 03:00
수정 2018.08.22 06:00
"앞으로 또 언제 만날지…제2의 이산가족 될 거 같다"
고령인 이산가족…생사확인·화상상봉 대안 논의돼야
"앞으로 또 언제 만날지…제2의 이산가족 될 거 같다"
고령인 이산가족…생사확인·화상상봉 대안 논의돼야
상봉 마지막 날인 오늘 남북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을 갖고 석별의 정을 나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행사가 22일 2박 3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 점심식사를 끝으로 사흘 간의 상봉 일정을 모두 마친다. 우리 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오늘 북측 가족 185명과 만남을 마지막으로 금강산을 떠나 속초로 귀환한다.
또 기약 없는 이별 앞에 놓인 남북 이산가족들은 어제 개별 상봉 및 오찬, 단체 상봉으로 만나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남북 가족들은 재회 첫 날부터 서로 부둥켜안고 볼을 부비며 뜨거운 가족애를 확인했다. 북측 아들을 만난 이금섬(92) 할머니는 아들 리상철(71) 씨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고, 상철 씨는 어머니를 부여잡고 오열하며 눈물의 모자(母子) 상봉이 이뤄졌다.
수십년 만의 모녀(母子)상봉도 이어졌다. 북측에 두고온 딸들을 찾는 한신자(99) 할머니는 북측 자녀들을 보자마자 "아이고!"라며 통곡을 터뜨렸다. 북측 딸 김경복(69) 씨와 김경실(72) 씨를 양 옆에 앉힌 한 할머니는 두 딸의 손을 붙잡고 볼을 부비며 그간의 그리움을 달랬다.
남편이 납북된 홍정순(95) 할머니도 북측의 조카들을 만나 못다한 정을 나눴다. 부친이 국군포로인 이달영(82) 할아버지도 북측의 이복동생들을 만나 생전 아버지를 함께 추억했다.
65년의 잃어버린 세월 끝에 작별상봉을 앞둔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상봉에서 사망한 남동생의 아내(81)와 여동생의 남편(88)·딸(46)을 만나는 조성연(85) 씨는 "이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고 헤어지면 제2의 이산가족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언제 또 만날지 기약이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일부터 2박3일 간 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1차 상봉, 24일부터 26일까지 북측 이산가족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으로 진행된다.
이어지는 2회차 행사는 마찬가지로 금강산에서 이뤄지며, 모두 사흘간 6회씩 총 11시간 상봉을 진행한다.
분단으로 수십년째 가족과 이별한 채 기약없는 삶을 살아왔던 수많은 이산가족을 생각하면 상봉 정례화 및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현실적인 문제로 상봉 규모가 제한적이라면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서신 왕래, 화상 상봉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남북은 이산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계속 협의키로 하면서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고향 방문, 화상 상봉 등 이산가족 문제의 전면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