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2' 마진원 작가 "아동 성범죄 다룬 이유"
입력 2018.08.19 14:21
수정 2018.08.19 11:22
OCN '보이스2' 마진원 작가, 이승영 감독, 배우 이유미가 '심판의 시간' 편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혔다.
지난 18일 방송된 OCN 오리지널 '보이스2' 3회 '심판의 시간'은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이후 고작 6년이 지나 출소한 가해자,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 그리고 재범의 위험성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현실을 아프게 꼬집었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생존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어떻게 하든 그 상처들을 버텨내야만 남은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요"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서 아동 성폭행범에게 양형이란 있을 수 없다는 걸 너무 아프게 증명해드린 것 같아서 경찰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강권주의 대사는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마진원 작가는 "3회 '심판의 시간'을 쓰기 전 고민이 많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너무 아프고 힘든 사건들이라 만에 하나 이번 에피소드로 인해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덧나지 않을까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의 양형 문제에 대해선 반드시 얘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엄격한 법 규정이 아동, 청소년 관련 법률이고, 우리나라 법 규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상하게 실제 판례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 35%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주취나 심신미약으로 양형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히 아동에게 저지르는 성범죄는 영혼을 파괴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가장 극악하다. 많은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고, 나 역시 이에 공감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며 "'보이스'가 범죄 예방과 경각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문제점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을 때 조금씩 나아질 거란 믿음,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골든타임이다"고 밝혔다.
이승영 감독 역시 "이번 '심판의 시간'을 통해,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피해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아픔의 크기를 백만분의 일, 아니 천만분의 일이라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담고 싶었다. 강권주가 피해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증언을 토대로 범인을 잡아야 하는 동기를 얻는 점 등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전했다.
이에 사실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성폭행 피해자인 희주가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내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이라고 증언하는 부분은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승영 감독은 "드라마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장 근접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국내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유수의 영화에서 표현됐던 피해자의 감정들을 참고했다"며 "희주 역을 연기한 이유미 배우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를 나눴고, 훈련된 뱀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했다. 연출자의 양심을 걸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성폭행 피해자인 희주 역을 연기한 배우 이유미는 실제 23세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고. "조심스러운 면이 많았다. 연기를 하기 전 기사들을 많이 찾아봤다. 실제 피해자분들이 보셨을 때 무례하지 않게 느끼실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선 내가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연기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고, 눈물도 많이 났고, 온몸에서 기가 나가는 느낌이었다"라며 "더욱 실감 나게 연기하려 노력했고, 내가 느꼈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돼 경각심이 생기고, 이를 통해 법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