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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성범죄 사고에 '냉가슴' 송영무…'말실수만 안했어도'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7.26 04:00
수정 2018.07.26 06:02

연이은 국군 고위 장성 성범죄에 민심 ‘부글부글’

“여성 행동거지 조심해야” 실언 후폭풍…책임론 대두

송영무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연이은 국군 고위 장성 성범죄에 민심 ‘부글부글’
“여성들 행동거지 조심해야” 실언 후폭풍…송 책임론


최근 국군 고위 장성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터지면서 군 기강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군 내 성범죄 척결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본인의 성의식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관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책임론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4일 육군 직할부대 모 소장이 부하 여군을 포옹하고 볼에 입을 맞췄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모 소장은 21일 공관에서 행사를 마친 뒤 부하 여군에게 "고생했다"며 껴안고 볼에 입맞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공군 지휘관인 모 중령이 같은 부대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부하 여군의 가슴을 툭툭 치며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해봤냐"고 성추행한 사건이 전해졌고, 9일에는 모 육군 준장이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 관계를 잘 알 수 있다"며 손을 만지는 등 부하 여군을 추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3일에는 해군 모 준장이 부하 여군과 술을 마신 뒤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5월에는 육군부대 헌병단 소속 영관급 장교 2명이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군 검사 2명을 각각 성희롱한 사건이 전해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용산동 국방부 육군회관에서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국방부

이처럼 군 내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송영무 장관의 입지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잘못된 성관념을 지닌 장관을 경질해야 진정한 군대문화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앞서 송 장관은 지난 9일 ‘성고충 전문 상담관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성폭력 예방안에 대해 “여성(여군)들은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큰 논란을 빚었다.

경직된 군대문화와 상하 권력관계 악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기 이전에 성범죄 책임의 일부를 여성의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이다.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해 군 장병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바 있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 분위기로 자리 잡고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송 장관의 발언 실수는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군사 분야 관계자는 논란의 발언들에 대해 “단순히 일시적인 말실수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사고 관념에서 나온 발언들”이라며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향후에도 비슷한 실수를 지속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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