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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편집숍 키우는 백화점…H&B숍과 '뷰티 격전' 예상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7.02 06:00
수정 2018.07.02 06:02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장 '라 코스메티크' 대폭 재정비…2030 고객 잡기 총력

신세계 '시코르'는 백화점 벗어나 가두매장 확대…H&B숍과 경쟁 불가피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화장품 편집매장을 육성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에서 열린 메이크업쇼. ⓒ신세계백화점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오프라인 유통망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화장품 편집매장을 육성하고 있다. 헬스·뷰티(H&B) 스토어가 발 빠르게 영토 확장을 이뤄온 국내 뷰티업계 지형에 이같은 백화점들의 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29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 1층에 화장품 편집숍 '라코' 매장을 오픈했다. 이는 그동안 운영해온 자체브랜드(PB) 편집숍 '라 코스메티크'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한 것이다. 라코는 젊고 친근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10~30대 젊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 등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는 2014년 업계 최초의 화장품 편집매장인 라 코스메티크를 선보였지만 주요 점포가 아닌 미니 백화점 '엘큐브'나 롯데몰 등에만 입점하며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달라진 브랜드명뿐 아니라 타깃층을 위한 맞춤 전략까지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튜브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층을 겨냥한 시도가 돋보인다.

라코는 우선 매장 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 존을 갖추고, 전체 매장 중 3분의 1을 '트레저헌터 존'으로 꾸몄다.

트레저헌터는 뷰티에 특화된 영상을 제작하는 1인 미디어(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기획사다. 김이브·양띵·유깻잎 등 유명 크리에이터가 추천하는 화장품을 이 공간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온라인 및 SNS에서 유명한 화장품을 매장 고객에게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주말에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스튜디오 존을 방문해 메이크업 쇼를 진행하고, 관광객이 많은 상권 특성에 따라 중국 뷰티 크리에이터 '왕홍'을 초청하는 행사도 열 예정이다.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된 올리브영 매장 모습. ⓒCJ올리브네트웍스

이처럼 화장품 편집매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도 적극적이다. 신세계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백화점 입점과 함께 가두매장도 설립하고 있다. 이날 시코르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3층에 '시코르 아이파크몰 용산점'을 오픈했다.

이는 시코르의 열세 번째 매장이자, 강남역 플래그십 스토어 및 대전둔산점에 이은 역대 세번째 가두매장이기도 하다. 시코르가 2016년 12월 첫 매장을 열었던 것을 고려하면 1~2달에 하나씩 매장을 오픈한 셈이다.

시코르 역시 밝고 역동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2030 고객층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시코르 강남점이 첫 선을 보인 작년 5월부터 1년간, 강남점 내 쇼핑공간 '파미에스트리트'의 구매 고객 수가 전년 대비 20대는 2.7%p, 30대는 7%p 올랐다.

올해 3월 오픈한 대전 둔산점은 지역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최대 상권인 둔산동에 들어선 매장은 체험형 콘텐츠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 평균 1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지역의 주요 랜드마크로 떠오르면서 상권에도 활력을 선사하는 ‘시코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코르 용산점을 포함해 연내 매장을 2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AK플라자의 '태그온뷰티'와 현대백화점의 '앳뷰티' 등은 각각 3개 점포에 입점해 있어 매장 수는 적지만, 상권과 타깃층에 따라 다른 매장 전략을 선보이는 등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롯데 등 유통 대기업의 백화점들이 화장품 편집숍에 공을 들이면서 최근 5년간 공격적 확장 전략으로 성장세를 높여온 H&B스토어와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H&B 시장이 2010년 기준 2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선두업체들은 매장을 대폭 출점해왔다. 올리브영은 2010년 91개에서 현재 1000여개까지 매장을 늘렸고, 랄라블라는 188개 매장을 운영 중이나 연내 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롯데의 롭스, 신세계이마트의 부츠 등 후발주자들도 차별화 경쟁에 적극적이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H&B스토어는 뷰티·헬스·라이프스타일·식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백화점 내 편집매장은 화장품에 특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방향의 차이는 있다"며 "그러나 주요 고객층이 같아 경쟁은 불가피하며, 차별화된 프로모션이나 상권별 맞춤 전략 등으로 지속 성장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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