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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 압도한 조현우, FIFA랭킹 1위 잡아낸 ‘1등 공신’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6.28 03:37
수정 2018.06.28 03:41

독일전에서도 슈퍼 세이브 행진 이어가

최고의 골키퍼 노이어 능가하는 활약

조현우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 최강 독일을 꺾는 기적을 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에 위치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 맞대결에서 2-0 승리했다. 대표팀은 1승 2패 승점 3점을 기록하며, 조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극적이었다. 대표팀은 파상공세에 나선 독일의 공격을 막고 또 막았다.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과 손흥민의 발리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분위기는 독일이 주도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줬다.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이 코너킥 상황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골망을 흔들었고, 종료 직전 손흥민이 추가골을 터뜨려 2-0 기적을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조현우 골키퍼도 있었다. 조현우는 높이를 활용하려는 독일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후반 3분 골이나 다름없던 레온 고레츠카의 헤더를 놀라운 반사 신경을 자랑하며 막아냈고,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마리오 고메즈의 헤더도 침착하게 방어했다. 후반 43분에는 토니 크로스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에 앞장섰다.

이날 조현우는 6차례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3차례의 슈퍼 세이브와 2실점을 기록한 세계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조현우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점인 평점 8.6점을 주며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FIFA도 조현우를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하며 그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사실 조현우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대표팀의 골문을 지킬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K리그1에서는 이름값이 있는 선수였지만, 대표팀과는 인연이 깊지 않았다. A매치 데뷔전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야 치렀다. 이후 대표팀에 꾸준히 합류하기는 했지만, 터줏대감인 김승규 골키퍼를 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대다수 전문가와 팬들은 “본선 전까지 경쟁은 꾸준히 이루어지겠지만, 결국 월드컵 무대에서는 브라질월드컵 경험이 있는 김승규가 선발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비록 스웨덴전과 멕시코전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매 경기 인상적인 선방 능력을 자랑하며 불안한 대표팀 수비진의 안정감을 더했다.

마침내 독일전에서는 신들린 선방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과 대표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아쉽게도 같은 시각 열린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0-3으로 완패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을 보인 승부의 중심에 조현우가 있었다. 그는 ‘득점이다’ 싶은 헤더와 슈팅을 모조리 막아냈다.

조현우는 대한민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대표팀은 김병지와 이운재가 은퇴한 이후 믿을만한 골키퍼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정성룡이 레전드의 뒤를 잇는 듯했지만, 잦은 실수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진현과 김승규가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확신은 생기지 않았다.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세계 어느 팀과 맞붙어도 우리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조현우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반사 신경은 김병지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고, 공중볼 처리와 안정감은 이운재의 과거를 생각나게 한다. 월드컵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사상 첫 유럽 무대 진출도 가능해 보인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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