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하반기 경영정상화 올인
입력 2018.06.22 06:00
수정 2018.06.22 05:57
신한·하나 등 주요 은행 다음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줄줄이
금리인상·내수 부진 등 경기하방 리스크 곳곳…전략 고심
지난 8개월간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은행 채용비리 사건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국내 경제도 가계부채 확대는 물론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분기점에 서 있는 만큼 올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내달 초 경영전략회의를 연달아 개최한다. 우리은행은 내달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경영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다음달 하순 각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은행들은 경영전략회의에 앞서 연초에 마련해 놓은 올해 경영전략에 바뀐 경제상황이나 금융당국의 정책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글로벌 등이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한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상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은이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이미 시장금리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 부담이 커질 경우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계층부터 무너질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468조원까지 늘어난 가계부채는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 소비성향이나 심리를 악화시키고 내수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채용비리 사건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업에 집중할 때”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내수 부진 등 하반기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현재 하반기 경영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물가 상승률도 1%대 중반 수준으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될 경우 금리 격차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에 비해 외환 건전성이 개선됐고 타 신흥국에 비해 경제기초 체력이 양호해 외국인 자금 유출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한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은행의 취약 신흥국 대외자산 보유비중은 크지 않으나 신흥국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경우 국내 은행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금리상 가속화와 더불어 신흥국 취약성 부각,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