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 생산거점 늘리는 K뷰티…중국사업에 활력
입력 2018.06.20 06:00
수정 2018.06.20 05:53
한국콜마, 연내 무석콜마 가동 예정…중국 단일공장 중 최대 규모
현지 제품 조달 쉽고 화장품 제조업도 가능…잇따라 중국 땅 밟는 K뷰티 생산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마련하며 작년 사드(THAAD) 이슈로 주춤했던 화장품 한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는 중국 강소성 무석시 공장(무석콜마) 건립을 마무리 중이다. 내달 완공해 오는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약 8만㎡ 대지에 들어서는 무석콜마는 중국 단일공장 중 최대 규모며, 기초·색조 화장품을 연간 4억5000만개 생산할 수 있다.
무석콜마는 한국콜마의 중국 제2공장이다. 중국 북경에 있는 제 1공장(북경콜마)은 2007년 설립됐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 및 현지 거래처가 늘면서 북경콜마는 2015년 증축에 들어갔다. 2016년 3월부터 재가동된 이 공장은 현재 연간 1억20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경콜마는 이미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6년 매출은 521억으로 전년 대비 40.4% 성장했고,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금지령)이 내려졌던 2017년(576억원)은 10.6%, 올해 1분기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7.7% 성장한 15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북경콜마가 현지 업체와의 거래로 얻는 매출은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현지 거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북경콜마는 중국 북부지역을, 무석콜마는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세계적인 화장품 ODM 토털 컨서링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는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시 펑셴(奉賢)구에 색조 화장품 제 2공장을 완공해 가동하고 있다. 지상 4층, 총 면적 3만7752㎡ 규모로 연간 생산 물량은 2억개에 달한다. 상하이 제1공장(2억5000개)과 기초화장품을 생산하는 광저우 공장(1억개)까지 하면 연간 총 5억5000만개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
2004년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코스맥스는 상하이 1공장과 광저우 공장의 양대 체제에 힘입어 작년까지 13년간 중국 매출이 연평균 40~50% 성장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공장의 수주 증가로 코스맥스의 중국 매출은 올해 2분기에도 30%대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1990년대에 이미 중국 공장을 세워 현지 공략에 매진했던 화장품 대기업 외에도 최근 중국 공장을 세워 물량을 자체 조달하려는 브랜드숍들이 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해 중국 유통망에 보급했지만, 최근엔 직접 생산시설을 마련해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잇츠한불은 6월 말 중국 후저우 공장을 완공해 10월 생산허가를 받았다. 올해 초부터는 공장을 가동해 80여개 잇츠스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차 목표 생산량은 기초 및 색조 제품 월 200만개로, 앞으로 연간 360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자사 제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업체를 상대로 OEDM(제조사가 개발·생산을 책임지고 제조하는 방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장 가동율 방어를 위해 중국 로컬법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지 OEDM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오프라인 유통망 입점과 더불어 잇츠스킨 제품의 생산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도 중국 저장성 핑후시에 자회사 메가코스의 화장품 생산공장을 올해 중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공장이 완성되면 현지 유통채널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중국 공장을 세워 자체 생산을 하게 되면 외교 관계에 따라 수출이 막히거나 위생허가가 미뤄지는 등 변수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며 "또 아무리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가 좋아도 자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 국민의 선호도를 넘어서기는 힘든데 현지 브랜드를 고객사로 한 화장품 제조업도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