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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한화도 경영기획실 해체...총수일가 바람막이 역할 오명 벗나

이홍석 기자
입력 2018.05.31 16:49
수정 2018.05.31 17:31

'(주)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컴플라이언스위원회' 3각 편대...뉴 컨트롤타워 역할

'재벌개혁' 사회적요구에 변화하는 대기업 그룹사들

기업현실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연합뉴스
삼성 이어 한화도 콘트롤타워 해체...새 조직으로 새 역할 모색
'재벌개혁' 사회적 요구에 변화하는 대기업 그룹사들
기업현실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삼성에 이어 한화가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오던 조직을 해체하면서 대기업 그룹사들의 역할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오너나 총수의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조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직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 나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콘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사업 및 역할 조정에 대한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한화그룹이 31일 발표한 그룹 조직 개편안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그룹 경영기획실 해체다.

경영기획실은 그동안 그룹의 경영기획은 물론 인사·재무·커뮤니케이션·대관·법무 등의 업무를 총괄해 오며 그룹과 각 계열사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경영기획실 폐지와 함께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 그룹 차원의 소통과 준법경영 강화에 나선다. 경영기획실이 해온 그룹 대표 역할은 (주)한화가 맡는 등 기존 콘트롤타워 역할이 분산된다.

따라서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미래전략사업 추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 대해 '(주)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컴플라이언스위원회' 등 3각 편대가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결정된 사안들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 의결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획단계부터 의사결정까지 투명성과 객관성은 물론 계열사의 책임경영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선목 부사장이 맡게되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그룹 브랜드 및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CSR), 대외협력 기능 등에 관해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행하게 된다.

외부인사인 이홍훈 전 대법관이 맡게 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는 역할로 각 계열사들의 이행여부 점검 및 관련 업무를 자문·지원하게 된다.

이는 이미 수펙스(SUPEX)추구위원회라는 최고의사결정기구를 두고 있는 SK그룹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경영기획실 해체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및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신설·운영을 통해 각 계열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기능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화의 이번 조직 변화에 대해 현재 국내 대기업 그룹사들이 받고 있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선진적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경영기획실이 사실상 그룹의 총괄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중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높아지는 사회적 변화 요구를 수용해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2월 말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며 과거의 콘트롤타워 역할에서 변화를 모색해 왔고 SK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조직과 인력을 줄이는 등 지속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해 나가면서 과거와 다른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도 모색하는 것으로 읽힌다”며 “총수나 오너 중심으로 이뤄져온 국내 기업들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사회적 요구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전경.ⓒ한화그룹
다만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혼란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의 이러한 변화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벌개혁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성격이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현실을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개최된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간담회에서 재벌개혁이 대기업들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법적 강제보다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한화가 이날 함께 발표한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도 김 위원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온 일감몰아주기 해소와 총수일가의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지분 축소와 맞닿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한화가 그룹의 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한화와 삼성은 상황이 다소 다르긴 하다”면서도 “그동안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해온 역할이 (주)한화와 두 위원회로 분산되면서 발생하는 초기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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