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트럼프 '핵담판' 앞두고 86분간 머리맞대
입력 2018.05.23 05:56
수정 2018.05.23 06:09
트럼프 '당근' 던지며 "회담 열리면 좋고, 안 열려도 괜찮아"
文대통령 "北 회담의지 의심할 필요없어…과감하고 실용적 전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한반도 비핵화 해법을 놓고 86분간 머리를 맞댔다. 두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만나 배석자 없이 이뤄진 단독회담은 21분간,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회담은 65분간 각각 진행했다.
특히 정상회담 중 예정에 없던 '즉석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과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한 의견 등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채찍' 보다 더 큰 '당근'을 내보이며 6.12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체제보장+김정은 안전" 당근 제시하며 'CVID'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열리면 좋고 안 열려도 괜찮다"면서도 "과연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냐, 안 이뤄질 것이냐는 두고 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지금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전세계와 한반도를 위해서 굉장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김 위원장의 손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결정하면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며 "김 위원장은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며 북한은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방식에 대해선 "일괄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완전히 그렇게 해야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빅 딜(big deal)'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아주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北회담의지 의심할 필요없어" 중재자 자처 文대통령
이에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또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중재자를 자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는 북미정상회담에 달려 있다"며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진지한 입장이다. 북한은 위대한 국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김 위원장에게 '이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북미 간에 여러번 합의가 있었지만 사상 최초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꿈에 다가 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