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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구본무] LG 구광모 상무 '4세 경영' 본격화

이홍석 기자
입력 2018.05.18 07:00
수정 2018.05.18 08:55

구 회장 와병으로 내달 구 상무 사내이사 선임...후계구도 공식화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주력하며 책임경영 전면 나설 듯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상무.ⓒLG
구 회장 와병으로 내달 구 상무 사내이사 선임...후계구도 공식화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주력하며 책임경영 전면 나설 듯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지주회사인 (주)LG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LG가 4세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LG그룹은 1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구광모 상무의 등기이사 추천 안건을 의결하고 내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구 상무는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주)LG 이사회에 합류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LG, 4세 경영 공식화...장자승계 원칙 확고히 해

이번 결정은 LG그룹이 창업 이후 지속해 온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면서 구 상무로의 4세 경영을 본격 공식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LG그룹은 이번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이사회에서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이사회에서 의 역할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진데 따른 것"이라며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밝힌 것도 이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 상무가 내달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주)LG의 이사회는 구 회장, 구 상무, 하현회 부회장 등 3인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 등 모두 7명의 이사진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제로 바뀐다.

현재 사내이사인 김홍기 (주)LG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이사회에서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 상무도 (주) LG 등기이사가 되면 현재 맡고 있는 LG전자 ID사업부장 자리는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LG가 4세 경영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유지돼 온 장자 승계 원칙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오너가의 책임경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도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LG는 지난 1969년 작고한 고 구인회 창업주에 이어 장남인 구자경 명예회장(93)이 그룹 경영을 맡아 오다 70세가 되던 1995년 2월 역시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회장은 슬하에 아들이 없자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입적하며 장자 승계 원칙 유지 기반을 갖췄다.

지난해부터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에게 경영 전반을 맡기면서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구광모 상무를 대신해 당분간 구 부회장 체제로 그룹 경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다시 한 번 장자 승계의 전통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구광모 상무, 책임경영 나서...전장부품·M&A에 중점 전망

또 구 상무의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구 회장의 와병이라는 상황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행돼 온 경영수업을 통해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경영후계자들을 상당기간동안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쌓게 하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구 회장 역시 지난 1975년 LG화학의 심사부 과장으로 입사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돌면서 20년간 경영 수업을 받으며 대내외적인 검증을 거친 뒤 만 50세가 되던 1995년에야 회장직에 올랐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후 10년 넘게 현장에서 경업수업을 쌓고 있다.

미국 뉴저지 법인 근무,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치며 제조 및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에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4년 (주)LG 시너지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 해 11월 상무로 승진했고 이후 LG전자로 이동해 기업간(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LG그룹은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과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고 강조했다.

구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어떤 역할에 중점을 둘지도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산업에 보다 힘을 쏟으면서 인수합병(M&A)과 같은 큰 그림을 보는 일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지난달 말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 업체인 ZKW를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도 그룹의 자동차부품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구 상무는 성장사업 중 한 축으로 평가받는 LG전자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을 맡아오며 글로벌 사업확대에 적극 나서 왔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하며 전자·디스플레이·정보통신기술(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또 지난 2014년 (주)LG 시너지팀에서 근무하면서 LG의 주력 및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한 경험도 갖추고 있다.

LG그룹은 구 상무에 대해 "최신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왔다"고 전했다.

구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확대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증여와 매입 등을 통해 (주)LG 지분율을 6.24%까지 높이는 등 구본무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그룹 특수관계인 중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지분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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