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B·O·S·S 전략 필요"
입력 2018.05.14 11:00
수정 2018.05.14 11:11
아세안 주요국, 우리보다 우월...다각적인 정책과 문화적 개선해야
창투사 해외 투자요건 완화,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등 제시
창투사 해외 투자요건 완화,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등 제시
우리나라가 아세안 주요국들보다 스타트업(신생벤처) 생태계가 낙후돼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사의 해외 투자요건 완화,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같은 다각적인 정책과 문화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는 14일 ‘아세안 4개국 TIMS 스타트업 메가 클러스터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우리나라가 TIMS(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대표되는 아세안 주요국 및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보스(BOSS)’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스’ 전략은 ▲블록체인 산업 발전(Block Chain) ▲글로벌화 및 열린 정책(Openness) ▲규제 완화 및 성실한 실패 인정(Sand Box) ▲성장 촉진 및 투자 유치(Scale Up) 등의 영문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TIMS의 스타트업 메가 클러스터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벤처캐피털(VC) 투자 성장률은 54%로 한국(2.2%)의 25배에 달했다.
TIMS 중 태국은 저렴한 창업비용, 인도네시아는 스마트폰 사용인구 9000만명의 거대 시장, 말레이시아는 효율적인 IT 인프라 및 고수준 인력,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 및 블록체인 허브화가 돋보였다.
보고서는 지난해에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도 한국보다 TIMS에서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솔루션의 오미세고(태국), 아세안에서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인도네시아), 동남아에서 우버를 넘어선 그랩(싱가포르)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많게는 2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의 최대 유치액은 800억 원이었다.
보고서는 IT강국이던 한국은 상대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전속도가 더뎌졌다고 지적했다.
각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평가하는 스타트업 지놈의 평가에서 서울은 4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마닐라 등은 서울보다 상위에 등재됐다. 특히 한국은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화에서 TIMS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한국이 보유한 원천 기술력은 높지만 문화적, 지리적인 폐쇄성과 불필요한 규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보스’로 요약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8가지 방안을 내놨다.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블록체인산업 진흥기본법 제정,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고, 글로벌화 및 열린 정책을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사의 해외 투자요건 완화, 혁신 벤처기업 외국인 고용추천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규제 완화 및 성실한 실패 인정 차원에서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규제정책 실명제 및 규제 총량제를 도입하고 성장 촉진 및 투자 유치를 위해 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차등 의결권 제도 도입과 대기업 인수·합병(M&A) 후 벤처기업 지위 인정 등을 강조했다.
안근배 한국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을 단순히 신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우리의 오래된 정책과 경직된 문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바꾼 후 올라탈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