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DSR 적용됐지만…식지 않는 열기
입력 2018.05.04 15:49
수정 2018.05.09 15:28
“대출 규제에 기존 아파트 보단 오히려 새 아파트” 청약 심리 작용
정부의 잇단 규제 속에도 청약시장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대출 규제인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청약 열기가 급격히 식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이와 달리 여전히 청약시장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하남 감일지구 최초의 민간분양 아파트인 ‘하남 포웰시티’에는 전날 2096가구라는 대규모 모집에도 평균 청약경쟁률 26.29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C3블록 전용 90㎡T형에서 나왔다. 4가구 모집에 당해지역·기타지역을 포함해 371명이 몰려 92.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주시에 공급된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도 같은 날 청약을 받은 결과, 평균 63.41대 1로 집계되며 이날 청약접수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 기록했다. 최고 청약경쟁률은 전용 101.99A형 8가구 모집에 1846명이 몰리면서 230.75대 1에 달했다.
이는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로또 청약’으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디에이치자이 개포’보다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1순위 청약 결과는 평균 25.22대 1, 최고 90.69대 1이었다.
지방인데도 불구하고 이 같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전주 서신동에 14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같은 날 동아건설산업이 강원도 태백에 분양하는 ‘태백 장성 동아 라이크 텐’은 202가구 모집에 단 1명만이 청약했고, 두산중공업이 경상남도 양산에 짓는 ‘양산 두산위브 2차’와 하림산업개발의 경기도 부천 소사구 ‘하림골든뷰’ 등은 미분양이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오히려 청약시장에 수요자들을 몰리게 만들고 있다고 봤다. 더욱이 청약시장에서 입지가 좋거나 공급이 부족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양극화는 계속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기존 주택시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함께 가격상승 피로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이와 다르다”며 “수요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현상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로 청약 관심은 높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출 규제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주택시장은 한꺼번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높은 반면, 새 아파트는 중도금을 입주 전까지 분납할 수 있다는 게 분양을 받으려는 요인으로도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최근 조사한 아파트분양 선호도 조사에서도 연내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6.3%포인트 상승한 76.8%에 달하면서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