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진’ 구자욱…이승엽 후계자 가능?
입력 2018.04.03 14:29
수정 2018.04.03 14:29
‘0홈런 1볼넷 9삼진’ 구자욱, 거포 변신 시험대 서나
2시즌 연속 9위에 그친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출발이 저조하다.
개막 2연전에서 지난해 준우승 팀 두산 베어스와 1승 1패로 호각을 이뤘지만 이후 두 번의 3연전에서 1승 2패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3번의 시리즈에서 아직 위닝 시리즈가 없는 가운데 3승 5패(승률 0.375)로 공동 7위다.
삼성의 부진은 평균자책점 6.13으로 리그 9위에 그친 팀 마운드에 있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0.900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친다. 장점이 되어야 할 팀 타선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 삼성의 팀 타율은 0.269로 6위, 팀 홈런은 6개로 공동 7위, 팀 OPS(출루율 + 장타율)는 0.703으로 8위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의 중심으로 기대를 모은 구자욱도 시즌 초반 부진하다. 타율 0.222에 홈런은 없이 3타점 OPS는 0.493에 그치고 있다. 3번 타순에 붙박이 배치되고 있는 구자욱의 침묵이 삼성 타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2017시즌 구자욱은 타율 0.310 21홈런 107타점 OPS 0.910을 기록했다. 2015년 1군 무대 데뷔 후 지난해 홈런과 타점 기록은 커리어하이였지만 타율과 OPS는 가장 낮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가 예정되었던 ‘라이언킹’ 이승엽의 뒤를 이어 구자욱이 본격적인 거포 변신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구자욱이 이승엽을 강하게 의식했던 것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통해 드러났다. 대표팀에 발탁되어 주장의 중책을 맡은 그는 삼성에서 사용하는 등번호 65번이 아닌 이승엽이 사용하고 영구 결번된 36번을 달았다. 국제대회에서 고비마다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렸던 이승엽을 계승하겠다는 각오를 등번호에 담았다. 하지만 구자욱은 1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2018시즌 구자욱은 현재까지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홈런이 없는 가운데 8개의 안타 중 장타는 2루타 1개에 불과하다. 개막전인 3월 24일 잠실 두산전 3회초 2루타를 터뜨린 이후 6경기 연속 장타가 없다. 장타율은 0.250으로 낮다.
현재 구자욱은 선구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1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9개의 삼진을 당했다. 개막전에서 얻은 볼넷이 유일하다. 넥센 히어로즈를 대구 라이온즈파크로 불러들인 주말 3연전에는 매 경기 삼진을 당하며 합계 5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그는 63개의 볼넷과 138개의 삼진을 기록해 약 1대2의 볼넷과 삼진의 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구자욱이 타격 페이스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주말 3연전의 마지막 날인 1일 경기에서 그는 5타수 2안타로 시즌 첫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4월 첫째 주 삼성은 힘겨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리그 공동 1위인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를 차례대로 만나는 원정 6연전이다. 시즌 초반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라이온킹의 후계자 구자욱이 타격 페이스를 되찾아 삼성 타선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