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Q 반도체 활약 속 선방...영업익 14.5조 안팎
입력 2018.04.01 09:00
수정 2018.04.01 09:33
반도체 영업익 두 자릿수...'갤S9 효과' 스마트폰 3조 회복 가능성
'아이폰X 부진' OLED 공급 타격...DP 하락으로 실적 경신 '스톱'
'아이폰X 부진' OLED 공급 타격...DP 하락으로 실적 경신 '스톱'
삼성전자가 전통적 비수기에도 반도체의 활약 속에 스마트폰의 회복으로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할 전망이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이 기대에 못 미친 디스플레이는 다소 부진할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61조5075억원과 영업이익 14조5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4분기 실적(매출 65조9784억원·영업이익 15조147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지난해 매 분기 이워졌던 실적 경신 행진도 멈추게 됐다.
하지만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 실적이라는 평가다. 영업이익을 전년동기인 지난해 1분기(9조8980억원)과 비교하며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해 4분기 이전 직전 최고치였던 3분기(14조5300억원)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1분기에도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나노대 D램과 3D 낸드 등 고성능·고용량 프리미엄 메모리반도체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조원 후반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반도체와 함께 실적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마트폰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신제품 갤럭시S9 출시 효과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전 세계 110여개국에 출시하며 전작인 갤럭시S8에 비해 많은 상태로 증권가에서는 연간 판매량이 약 4100만대로 약 3800만대를 기록한 갤럭시S8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9 출시국 확대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지만 고가 모델 출하량 비중 증가로 전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와 증권가의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이 주축인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을 2조원 후반대에서 3조원 초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9의 국내 초반 누적 판매량은 갤럭시S8의 70% 수준으로 기대보다 다소 부진하지만 올해 상반기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점이 긍정적 호재로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호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은 디스플레이에 발목을 붙잡힐 전망이다. 반도체와 함께 부품(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에 중소형 OLED를 공급했는데 애플의 신제품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이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야심차게 선보인 아이폰X에 OLED 패널 전량을 공급했다. 하지만 판매량 부진으로 재고가 발생하면서 애플이 아이폰X 생산량을 조정해 패널 공급량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70~8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애플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가에 맞춰 부품 증설에 대비해 온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에서 OLED 채택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인데다 LCD 판가 하락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활가전과 TV가 주축인 소비자가전(CE)부문도 1분기 전통적 비수기 효과로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CE부문 영업이익을 3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6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