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태환 "스물넷, 풋풋한 로코 하고 싶어요"
입력 2018.03.24 08:56
수정 2018.03.25 15:37
KBS2 '황금빛 내 인생' 선우혁 역
"연기, 하면 할수록 어려워"
KBS2 '황금빛 내 인생' 선우혁 역
"연기, 하면 할수록 어려워"
"키다리 아저씨도 아닌, 키다리 형님 같은 역할을 주로 했었죠. 이젠 나이와 어울리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어요."
배우 이태환(23)은 올해 스물넷 청년이다. 최근 종영한 KBS2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선우혁으로 분한 그는 실제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는 외모를 지녔다.
만 15세 때 모델 일을 시작한 그는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했다.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소속인 그는 '고교처세왕'(2014), '오만과 편견'(2014), '화정'(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더블유'(2016),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2016), '수색역'(2016) 등에 출연했다.
그간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역할을 해온 터라 몇몇 사람들은 그의 실제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란다.
19일 서울 논현동에서 포상휴가를 마치고 온 이태환을 만났다. 실제 이태환은 20대 청년답게 밝고 활기가 넘쳤다. 이태환은 일주일간 30여개 매체와 언론 인터뷰를 한다.
자신을 '투머치 토커'(수다쟁이)라고 표현한 그는 "많은 언론과 인터뷰하게 돼 신기하고 기쁘다"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신난다"고 미소 지었다.
그가 맡은 선우혁은 어렸을 때부터 온갖 일을 겪고 자수성가한 청년 사업가. 친구 지안(신혜선)에게는 믿음직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이고, 연인 지수(서은수)에겐 로맨틱한 남자친구다. 선우혁은 이태환을 만나 반짝반짝 빛났다.
선우혁은 실제 이태환보다 다섯 살 많다. "나이보다 성숙한 역할을 하는 걸 장점으로 생각해요.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죠. 근데 이젠 제 나이와 비슷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캐릭터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보고도 싶거든요. 풋풋한 청춘 캠퍼스물이나 로맨틱 코미디도 욕심 납니다(웃음)."
선우혁 캐릭터에 대해선 "책임감 있고, 성실한 남자이자 로맨티스트"라며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주는 모습은 나와 닮았다. 선우혁의 로맨티스트 면모도 조금은 닮은 것 같다"고 웃었다.
52부작을 소화한 그는 전작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를 통해서도 긴 호흡의 드라마를 경험한 바 있다. 이태환은 "전작을 통해 체력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생겼다"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괜찮은 상태"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꿈의 시청률'인 40%를 돌파하며 종영했다. 대박인 셈이다. "정말 신기했죠. 중학교 때 시청률 40%를 돌파했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국민 드라마에 제가 참여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워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극 초반 분량이 많지 않았던 그는 중반을 넘어가며 극 멜로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지안과 지수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 가장 고민이었다. 지안이를 향한 감정에 대해선 '존경', 지수에게 품었던 마음은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25회 지나서 작가님께 연락해서 여쭤봤어요. 제가 잘하고 있는지 궁금했죠. 작가님께서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시더군요. 이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연기했어요. 지안이와 지수에 대한 감정 때문에 흔들리던 선우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신경 썼습니다."
신혜선, 서은수와의 호흡도 궁금했다. "혜선 누나는 지안이처럼 똑 부러지고, 활기가 넘쳐요. 여장부 스타일이죠. 은수 씨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소녀 같은 스타일입니다. 제가 은수 씨랑 키스신을 찍을 때 스태프들이 절 주시하기도 했죠. 하하."
주로 남성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그에게 멜로 연기는 큰 숙제였단다. 이태환은 "정식 멜로는 처음이라서 불안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멜로 연기에 자신감이 생기는 동시에 부족한 점도 보였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청자 반응은 "선우혁을 이태환이 해서 다행이다"란다. "여러 반응을 접하면서 부족한 점을 알에 돼요. 선우혁을 연기하면서 불안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으면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졌어요. 이 드라마를 통해 아버님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선실장', '선우실장', '혁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러주셨답니다. 힘이 났죠."
그는 또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황금빛 인생'을 맞이했다"면서 "50부작 작품을 연이어 마치고 나니 불안감이 줄어들었다"며 "책임감, 부담감도 더 생겼고, 연기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태환의 인생은 선우혁과 많이 닮았다. 군인과 소방관을 꿈꾸던 그는 예능 속 차승원을 보고 모델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홀로 청담동 잡지사를 찾아다니며 꿈을 놓지 않았다. 중학교 때 선생님은 "모델이 배고픈 직업"이라고 말렸고, 친구들도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부모님을 설득한 그는 결국 모델과에 수석 입학했다.
"독학으로 모델일을 배웠어요. 처음에는 주눅이 많이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어요. 전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열심히 하는 편이죠. 모델 일을 하면서 많은 걸 경험하는 계기가 됐어요. 내성적이던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고요."
그의 롤모델은 차승원이다. 예능, 런웨이, 작품에서 다채로운 색깔을 낸다는 이유에서다.
연예계에서는 차승원 외에 모델 출신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약 중이다. "모델 일을 같이했던 형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뻐요. 의지도 되고요. 모델과 연기 분야는 용기이자,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매력적이죠."
그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 "할수록 어려워요. 끝을 보는 성격인데, 연기는 죽을 때까지 끝을 모를 것 같아요. 계속 어려워하면서 연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