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헤게모니 전쟁…지도부 비방전 가열
입력 2018.01.30 14:10
수정 2018.01.30 20:53
“劉, 安처럼 백의종군하라” vs “통합이 끝 아냐”
양당 지도부 통합 앞두고 정치노선투쟁 본격화 조짐
“劉, 安처럼 백의종군하라” vs “통합이 끝 아냐”
양당 지도부 통합 앞두고 정치노선투쟁 본격화 조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9일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결정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가운데 양측 지도부는 상대당의 폐부를 찌르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보다 의석수가 많은 점을 들며 의원들의 개별입당을 주장한 반면,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의 통합 내홍을 지적하며 응수했다. 양당 지도부가 통합에 대비해 우위 선점을 위한 기싸움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용호·장진영 "유승민 백의종군"압박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양당 대표의 통합전대 합의 직후 유승민 대표를 향해 "진정한 중도대통합과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백의종군할 것을 권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정책위의장은 '유승민 대표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유 대표의 통합과 관련한 그간 언행은 실망스럽다. 이기적이고 가슴이 없는 정치인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대표는 중재파 의원들로부터 당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본인도 전당대회 후 백의종군을 약속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유 대표가 안 대표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안 대표가 사퇴하면 본인도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소탐대실"이라고 일갈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통합을 하기로 했으면 상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며 "그런데 유 대표는 국민의당의 분열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규모로 보면 겨우 9명의 바른정당은 4배 이상 큰 국민의당에 흡수 통합되는 게 맞다"며 "그럼에도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국민의당이 대승적 관점에서 통 크게 양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바른정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22일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감동적인 백의종군 선언을 기대한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지상욱 "安, 몇석 더 가져오는데 애써…안타깝다"
반면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당 내분을 거론하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눈이 찌푸려진다는 말씀들이 많이 들린다"고 비판했다.
지 의장은 같은날 오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비례대표 출당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에 대해 "안 대표는 지금 몇 석을 더 가져오는 데 애를 쓰시는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깝다"며 "예전 초심을 다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의 의석수와 관련해서도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탄생을 바라는 것이기에 숫자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가치에 뜻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지 정책위의장은 이번 통합이 당대 당 통합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안 대표와 유 대표의 통합선언문을 보면 분명히 개혁적 보수와 중도의 결합이라고 돼 있다"며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돈이 (북한에) 갔고 대북 불법송금도 이뤄져서 실형을 받은 분도 있다"며 압박했다.
그는 "(양당 대표가)주도한 신당 창당은 두 분이 책임을 져야 하고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통합신당을) 낳았으니 책임이 끝이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유 대표의 백의종군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권은 양당의 통합이 본격화하면서 양측의 정치적 노선을 관철시키려는 헤게모니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