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경제 대통령!´ 한 ´5룡´ 불꽃 대결 돌입<
입력 2007.05.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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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정책비전대회 현장중계- 경제분야>
이·박·홍·원·고, 기조발언서부터 치열한 ´신경전´
한나라당 ‘5룡(龍)’의 불꽃 튀는 정책 대결이 시작됐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 등 5명의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예비후보들은 29일 오후 광주 5.18기념관 민주홀에서 열린 ‘2007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를 시작으로 3개월간의 경선 대장정에 나섰다.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상대 후보 정책의 약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설전을 벌였다.
여론 지지율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후보는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 그리고 홍준표·원희룡·고진화 후보 등 약세 주자들은 ‘이-박’ 두 사람을 직접 겨냥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홍준표 “성장 제일주의도 좋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더 중요”
각 후보들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진행된 각 후보들의 기조발언(6분씩)에서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었다.
5명의 경선 예비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기조발언에 나선 홍준표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겨냥, “성장 제일주의도 좋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 사회는 이제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기반 사회로 가고 있다. 향후 20년간의 국가 성장 동력은 70년대식 개발이 아닌 국가 산업구조 재편에서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또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의 이 후보가 실물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띄우고 있는데 대해서도 “만약 기업을 경영한 CEO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대통령으로 모시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비꼬면서 “내가 만약 국가경영자가 된다면 경제는 ‘검증된’ 전문가를 내세워 임기 내내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서민경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민생을 살리고, 부자나라, 부자국민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후보의 ‘대한민국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경제비전을 겨냥, “나는 국민들에게 무리한 성장지표를 제시하거나 환상적인 국민소득 수치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서민들의 소박한 꿈인 ‘내 집 갖기’ ‘내 자식 잘 되기’를 실현시켜 궁극적 목표인 ‘내 나라 잘 살기’를 이루겠다는 게 홍 후보가 내놓은 ‘서민경제론’의 요지.
이와 관련, 홍 후보는 “‘반값아파트’ ‘성인 1인 1주택제’ ‘토지소유상한제’ 등을 통한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고, 아일랜드의 사회 대타협을 모델로 한국을 무파업의 나라로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도 밝혔다.
또 그는 ‘경부고속도로의 복층화’를 통한 화물 전용 고속도로망 구축을 대운하 구상의 대안으로 제시했으며,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 및 중소기업 중심의 국가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성장 동력 회복을 주장했다.
원희룡 “근로소득세 폐지 등 통해 ‘4000만 중산층 시대’ 열겠다”
원희룡 후보는 서민 경제와 중소기업의 회생을 자신의 경제비전의 주요 목표로 꼽았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골고루 주어지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연설에 나선 원 후보는 “직장인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폐지, 신용불량자·영세민에 대한 재활시스템 마련 및 공적자금 조성, 1가구1주택 정책 시행을 통해 ‘4000만 중산층 시대’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1류 중소기업 없이는 1류 대기업도 없다”면서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부 승격과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9988 중소기업’(전체 기업의 99%,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은 초일류 지식정보국가로 도약해야 한다”며 △로봇, 정보통신, 대체에너지, 바이오, 신소재 등의 신 성장 동력 육성과 △개방·개혁을 통한 지식-서비스산업 강화 등을 주장했으며, “세계 주요 거점에 글로벌 인재지원센터를 설립, 본격적인 8000만 한민족 글로벌 경제의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통일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현재의 개성공단과 같은 한민족 경제특구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명박 “일 잘하는 대통령, 지도자·국민이 하나 되면 ‘대한민국747’ 꿈은 이뤄진다”
여론 지지율 1위를 자랑하는 이명박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존중받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못살고 불쌍한 나라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책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나는 그 역사적 소명을 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 후보는 “정부도 ‘일하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 ‘할 수 없는 일’은 하려들지 말고 ‘해야 할 일’은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법과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은 ‘일하는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그리고 최우선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을 겨냥, “집권세력은 실패를 호도하고 다시 지역주의 뒤에 숨고 있다. 이런 무능하고 무책임한 세력에게 어떻게 계속 나라를 맡길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7% 경제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그리고 △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자신의 ‘대한민국747’ 경제비전을 소개하며 “연 7% 경제성장은 쉽지 않지만 가능한 목표다. 지도자와 국민이 다시 하나로 뭉치면 그 꿈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선진국으로 가는 종합 인프라로, 광주·대구·충주가 항구가 돼 세계와 직결된다”면서 “물길을 따라 새로운 산업이 입지해 지역경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난 시장경제의 원리와 그 효율성을 믿는다. 자유와 창의는 존중돼야 하고 경쟁은 보장돼야 하지만, 그러나 경쟁에 나설 수 없는 이들을 보호하고 뒤처진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기본은 정부가 책임질 테니 개인과 기업은 마음껏 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아울러 그는 “난 조그만 중소기업을 세계적 기업그룹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서울시장으로 일할 때 청계천복원과 대중교통개혁을 약속한 대로 이뤄냈고, 5조가 넘는 서울시 빚의 절반을 갚은데다 파업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은 세우지 않았다”면서 “지도자가 나라를 바꾼다. 국운융성시대를 열겠다 이명박이 약속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진화 “천박한 개발지상주의에 미래 맡길 순 없다… 새로운 시대는 평화가 곧 경제”
‘신나라 행복국가, H7 대한민국’을 모토로 내건 고진화 후보는 ‘유라시아 평화 철도’ 건설을 통한 평화경제구상 ‘팍스 코리아나’를 미래 한국 사회의 경제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치를 잘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새로운 시대는 평화가 곧 경제다”고 주장한 고 후보는 “남북 경협을 한반도 차원으로 확산시켜 남북 공동번영을 이루겠다”며 이명박 후보의 ‘경부 운하’와 박근혜 후보의 ‘열차 페리’ 구상을 “무분별한 개발편향적인 낡은 모델이며 생명 파괴의 분단 구상이다. 천박한 개발지상주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순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고 후보는 만일 두 사람이 들 구상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정당, 정파, 종교, 사상, 이념을 초월한 ‘생명과 평화의 국민연대’를 조직, 10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내에서 땅을 파 물길을 낸다거나 뚫린 철길을 놔두고 멀리 바다 건너 돌아가자는 주장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 후보는 자신의 경선 출마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과 관련, “내가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하니까 지역주의와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사람도 있고, 평화와 개혁을 얘기하니까 열린우리당 2중대니 탈당하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나는 민주화 세력의 대표주자로 이 자리에 섰다. 역사의 고비마다 시대정신을 밝혀 온 광주시민 여러분이 나를 지켜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자신을 ‘보수·개혁의 힘을 함께 모을 수 있는 후보, 국민대통합과 국민대연합정부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소개하면서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후보 등을 겨냥, “대한민국 국가 경영은 고진화가 책임지겠으니, 유능한 CEO는 기업을 무대로, 유능한 당 대표는 당을 무대로 자기 꿈을 펼치고, 시장을 꿈 꾸셨던 분은 서울시를 책임지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근혜 “우리 경제 살리려면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 필요… 바꿔야 산다”
기조발언의 마지막 순서는 박근혜 후보.
“정권창출의 대장정을 광주에서 시작하게 돼 뜻 깊다”며 운을 뗀 박 후보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
‘크기만 하고 무능한 정부’ ‘불법파업과 집단 이기주의’ ‘과도한 기업 규제와 국론 분열’ 등을 “우리 경제의 큰 병”으로 진단한 박 후보는 △줄푸세 정책(세금·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풀고, 법질서·원칙은 세우자)과 △신성장동력 육성 △유류세, 사교육비, 보육비, 노인 의료비 등 생활비 거품빼기를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 “5년 내 7% 경제성장과 일자리 300만개 창출,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박 후보의 설명.
그는 특히 “21세기 경쟁에서 우리가 이기는 길은 바로 사람”이라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교육과 과학기술을 혁명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데 바로 착수하겠다. 이것은 전자공학도 출신인 나의 오랜 구상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열차페리를 우리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키워 자자손손 후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호남의 숙원사업인 새만금 사업, 여수박람회, J프로젝트와 광주문화중심도시 등의 사업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3년 전 목포와 신안을 잇는 압해대교 건설을 도와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에 예산을 따낸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들의 기조발언에 이어 이들에 대한 사회자의 개별 질문(각 30초 질문에 2분 답변), 후보자 상호토론(각 10분), 후보자 추가 지정토론(각 5분), 국민의 질문(각 30초 질문에 1분30초 답변), 마무리 발언(각 1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편 이날 토론에 앞서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각 후보들로부터 선거 관리에 승복하겠다는 승복 다짐 선서를 받았다.
엄길청 경기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강재섭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중앙 당직자를 비롯해 당 소속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위원장, 그리고 광역·기초의원 및 단체장, 중앙위원, 지역 당원 등 약 1000여명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8일과 19일에는 부산과 대전에서 각각 교육과 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며, 같은 달 28일에는 서울에서 집권비전 선포대회를 갖는다.[광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