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바뀌는 안철수의 사람들, 安·劉 ‘불안한 동거’
입력 2018.01.21 17:00
수정 2018.01.21 19:22
安 측근 대부분 등돌려, CEO식 일방통행 지적
두사람 같이 갈지 의문…안보 등 정책 이견도
安 측근 대부분 등돌려, CEO식 일방통행 지적
두사람 같이 갈지 의문…안보 등 정책 이견도

“안철수 대표에게 동료는 없다. ‘난 CEO, 넌 부사장, 넌 상무‘ 누구에게든 그런 식이다. CEO의 말은 무조건 옳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을 공식 선언한 지난 18일, 한 때 ‘정책네트워크 내일’에 몸담았던 정치권 인사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는 기업이 아니다. 같이 나눠 먹는 거다. 그걸 안하려고 하니까 곁에 있던 사람들이 다 떠나는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2011년 정치권에 입문한 후, 진영을 막론하고 ‘안철수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바뀌었다. 창당 또는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당초 동지였던 인물이 등을 돌리거나 안 대표를 비판하는 적으로 변한 경우가 유독 잦아서다.7
가장 최근엔 같은 당 박지원 전 대표와 완전히 갈라섰다. 그는 2016년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 창당부터 안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고 김대중 대통령과 안 전 대표를 “유일한 지도자”라고까지 지칭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선 ‘정치 9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안 전 대표를 적극 도왔다.
하지만 안 대표가 통합 의지를 드러내면서부터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갔다. 최근에는 공개석상에서 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안철수와 함께 정치를 1년간 하는 사람이 없다”며 “그렇게 소통했는데도 ‘하지 마라’고 싫은 얘기를 하는 순간부터 딱 끊어버린다”고 잘라 말했다.
당내 최측근으로 꼽혔던 이상돈 의원과도 척을 진지 오래다. 시작은 안 대표가 대선 패배 후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이 의원은 안 대표를 “터무니없는 나르시시즘”이라고 규정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충격도 없이 다음 대선을 꿈꾼다며 “정상이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현 정부의 브레인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새정치연합 당시 안 대표의 측근으로 손꼽힌 바 있다. 이들 역시 일방 통행식 리더십에 부딪쳐 안 대표를 일찍이 등을 돌렸다는 게 이 의원 등 다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안 대표와 적도 동지도 아닌 묘한 관계를 이어온 인물도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안철수 바람’이 불기 전인 2011년 안 대표는 ‘청춘콘서트’로 대중적 인기를 쌓으며 김 전 대표를 정치적 멘토로 삼았다.
하지만 같은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김 전 대표와 입장이 갈라졌다. 이후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 합류, 당시 야권의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안 대표를 공개적으로 혹평했다. 특히 2015년 안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을 탈당한 반면, 김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그러던 두 사람은 지난 대선 당시 ‘개혁공동정부’ 구성을 내세워 회동했고, 김 전 대표는 “2012년 안풍이 당시 일어나고 있다”며 안철수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문재인 당시 후보를 제외한 야권후보 단일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한편 통합을 선언한 안 대표와 유 대표는 통합신당 지도부 선출 문제와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여부, 안보 문제에서 여전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정가에선 양측의 입장 차이가 향후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