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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④] 소문만 요란했던 센 언니들의 귀환

이한철 기자
입력 2017.12.27 05:00
수정 2017.12.27 09:28

이영애·고소영 컴백, 저조한 성적에 울상

이름값만 내세운 마케팅 전략 한계

한류스타 이영애가 10년 만에 컴백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 그룹에이트

소문은 요란했지만, 막상 시청자들은 관심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90년대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었던 센 언니들은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먼저 올 초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톱스타 이영애, 고소영의 '화려한 컴백'이 빛을 잃었다. 전형적인 연기, 설득력 없는 극 전개가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졌고, 유명 배우의 이름값만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은 끝내 통하지 않았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는 이영애의 열연에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1월 26일 연속 방영된 1,2회에서 각각 15.5%, 16.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기대작으로 떠올랐으나,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세를 기록했고 결국 한 자릿수로 빠르게 떨어졌다.

고소영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KBS2 '완벽한 아내' 방영을 앞두고 그는 "화려한 이미지를 벗고 친근한 주부로 거듭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2월 2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3.9%를 기록해 KBS 월화드라마 사상 첫 방송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후 시청률은 여전히 3~4%대를 기록했다.

두 배우의 스타성이 시청률을 견인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과거와 다르지 않은 연기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사임당'의 이영애는 13년 전 MBC 인기 드라마 '대장금'(2004)을 보는 듯 역할을 보여줘 시청자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 워킹맘의 애환을 녹여내 공감을 사려 했으나, 카메라 밖에서 화려한 삶을 사는 이영애의 이미지 때문에 몰입하기 쉽지 않다.

배우 고소영의 컴백으로 주목을 받았던 KBS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 KBS

고소영 역시 실제 삶과 화면 속 모습이 빚어낸 이질감이 시청률 부진에 영향을 줬다. 배우 장동건과 결혼한 뒤 화려하고도 우아한 이미지가 더욱 강해진 고소영에게 억척 아줌마 심재복은 안 맞는 옷처럼 어색했다.

극 중 남편 구정희(윤상현)에게 "나랑 하는 게 그렇게 싫어?"라는 직설적인 대사까지 내뱉었지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30세대들에게 이영애, 고소영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전성기를 함께 한 적이 없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두 배우는 진부한 소재와 지루한 이야기 전개를 감내할 정도로 매력적인 스타는 아니다.

이효리가 4년 만에 컴백했지만, 음원차트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요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이효리가 정규 6집 앨범 '블랙'으로 컴백하자, 가요계는 어느 때보다 요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효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이효리조차 달라진 가요계의 '현실'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타이틀곡 '블랙'을 비롯한 6집 앨범 수록곡들은 앨범 발매 초반 상위권에 진입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잠시였다.

앨범 발매에 따른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자 빠른 속도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제는 주요차트 50위권에서 이효리의 신곡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야말로 '차트 실종' 상태인 셈이다.

가요계에서는 이효리의 신보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효리의 음악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 변신을 꾀했지만, 보컬이나 음악 자체로 새로운 수요층에 어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음원 차트에서의 부진은 이효리만의 문제가 아닌, 90년대 스타들의 공통된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컴백한 엄정화는 물론이고 신승훈, 김건모, 서태지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 음원차트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90년대 들어 조용필, 전영록, 이선희와 같은 80년대 스타들이 힘을 잃어간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아쉬운 점은 세대 간 격차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점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기성 가수들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기존 팬층에 안주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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