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port] MBC, 'PD수첩'으로 시작한 '자숙 반성문'
입력 2017.12.13 10:32
수정 2017.12.13 10:33
MBC가 작심하고 칼을 뽑아 들었다. 'PD수첩'을 통해 자신들의 그간의 민낯을 드러낸 가운데 잇단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자숙의 시간을 이어간다.
아이템 갈등으로 중단한 후 6개월 만에 돌아온 'PD수첩'은 12일 방송을 통해 지난 7년간 MBC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참사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내며 반성했고, 새로운 출발을 기원한 셈이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지난 겨울 촛불 집회가 벌어진 이곳에서 MBC는 시민들에게 숱한 질책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사랑 받은 MBC가 불과 7년 만에 이렇게 외면당하고 침몰할 수 있었는지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 MBC는 국정원 문건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권력에 장악돼 갔다”며 “유례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MBC는 슬픔에 빠진 국민과 유가족을 위로하기는커녕 권력자의 안위를 살폈다. 사회적 공기였던 고영방송이 사회적 흉기가 돼버렸다”고 비판하며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PD수첩'의 자숙 어린 특집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MBC의 시사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날카로운 펜이 됐던 'PD수첩'의 몰락에 대해 적지 않게 실망감을 표했던 시청자들은 아이템 검열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받았고 뒤늦은 사과와 참회의 시간에 응원하고 있다.
MBC는 'PD수첩' 뿐만 아니라 시사교양프로그램을 통해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이어간다. 'MBC 스페셜, 내 친구 MBC의 고백'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MBC스페셜'의 첫 카메라는 우리 사회 가장 큰 적폐 중 하나였던 MBC 스스로를 비춘다.
7명 해직, 200여 명 비제작부서 발령, 제작 일선에 남은 이들은 무기력해져 갔던 지난 시간. 사회 중요한 현안이 떠오를 때마다 왜곡, 편파 보도를 일삼으며 연이은 보도 참사로 'X비씨', '엠X신' 등 격렬한 비난을 받아야 했던 자신들의 공정하지 않은 언론사로 추락한 것에 대한 반성,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뉴스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MBC 기자들, MBC 뉴스를 지켜내지 못했던 심경을 직접 고백하면서 시청자들의 새로운 소통을 시작한다.
'MBC스페셜'이 만난 60여 명의 MBC PD, 기자, 아나운서들은 공영방송 정상화의 시작이 우리 모두가 공범자임을 덜 싸우고 더 싸웠음을 떠나 끝까지 싸우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기레기와 피레기를 넘어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로 첫발을 내딛는 MBC. 그 겸허한 반성의 기록에 대해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