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의당 통합갈등 중재자로 거듭날까?
입력 2017.12.12 06:10
수정 2017.12.12 10:17
안철수 대신 통합신당 대표 거론
중재적임자 vs 영향력미비 의견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국민의당의 통합 내홍에 손학규 상임고문의 역할론이 대두하고 있다. 바른정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안철수 대표와 그 대척점에 서 있는 호남중진 반대파 의원들을 중재할 인물이 손 고문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론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더는 호남민심과 중진 의원들을 설득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최근 호남 방문을 통해 보다 명확해졌다. 당초 통합론의 당위성을 설득하려는 그의 계획은 호남민심의 격렬한 반대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당내에서 손 고문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남 중진들을 비롯해 당에서 두루 정치적 신임을 얻고 있는 그가 안 대표를 대신해 통합정당의 새 사령관이자 호남반발을 상쇄할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 고문이 통합파와 반대파의 연결고리인 '개헌'을 정치적 아젠다로 강조하고 있는 것도 통합파에서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그는 국민의당의 주요 개혁과제 중 하나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혁파하는 제7공화국 시대를 목표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가 독자적인 노선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호남에서 손 고문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도 실질적인 중재 역할에 의문 부호가 남는 대목이다.
그가 박지원 전 대표와 함께 지난 2011년 4.27 분당대첩을 승리로 이끈 것과 지난 대선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함께 한 것은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결합이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호남 중진의원들이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지지기반의 붕괴를 우려해서지 안 대표를 향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점도 '손학규 역할론'이 크지 않을 것으로 꼽는 이유다.
손 고문이 양측의 중재자로서 타협의 실마리를 끌어낼지 독자노선을 취할 건지는 오는 21일 귀국 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