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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코믹물로 귀환한 <키드갱>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5.19 11:05
수정

신영우 작가의 동명원작 드라마화

손창민-이기우 등 코믹한 연기변신 돋보여

<타짜>,<미녀는 괴로워>,<궁>,<쩐의 전쟁>등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최근 영화-드라마계의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또 한편의 인기 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잇단 자체 제작 드라마를 통하여 지상파 아성에 도전하는 케이블의 약진 속에, 멜로드라마 <썸데이>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영화전문 채널 OCN은 이번엔 유쾌한 코미디물을 내세웠다. 지난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키드갱>(제작 사과나무픽쳐스)은 신영우 작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한때 어둠의 세계를 풍미했으나 지금은 세인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숨어 지내고 있는 ‘피의 화요일’이라는 폭력조직의 멤버들이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본의 아니게 어느 갓난아기를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룬 전형적인 조폭 코미디다.

98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원작은, 조폭과 육아라는 어울리지 않은 소재의 이질적인 충돌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 단순하지만 코믹한 구성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겉모습은 사납고 거칠지만 실제로는 어설프고 실수연발인 순진한 조폭들의 모습이 이 작품의 트레이드마크.

우직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돋보이는 큰형님 강대봉(손창민), 쿨한 포커페이스의 2인자 칼날(이기우), 단순무식한 사고뭉치 홍구(이종수) 등은 물론, 원작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더티’나 ‘아트’같은 악당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유쾌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열전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

케이블이라는 방송사의 특성상, 2회를 하나로 묶어 연속 방영하는 편성을 취하고 있는 <키드갱>은 사실상 드라마라기보다는 TV 영화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고 있다, 첫 문을 연 <키드갱>은 원작이 지니고 있던 기본적인 큰 틀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원작에 없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대폭 추가하며 도입부부터 차별화를 시도하는 면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원작에 비해 드라마는 ‘성인 코미디’의 색채를 좀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도입부에 차력쇼를 펼치다가 어이없이 칼에 찔려 병원에 실려 가는 강대봉의 모습이나, 에로틱한 베드신의 환타지를 펼치는 꿈속 장면 등에서 보듯, 지상파에 비하여 욕설이나 폭력, 화장실 코미디 등에 대한 표현 수위가 다소 높은 것이 눈에 띈다.

<불량주부>,<신돈> 등을 통해 정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스펙트럼을 과시해온 중견배우 손창민이 코믹한 큰형님 변신이 단연 돋보인다. 지상파 시대극에서 주로 근엄한 군주 역할을 자주 맡았던 임호가 야비한 조폭연기를 소화하는 것이나, 이기우, 이종수, 김빈우, 백성현 등 개성 있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눈길을 끈다. 원작 캐릭터와의 궁합지수를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그러나 초반 스토리 진행이 빠르던 원작에 비해, 드라마 <키드갱>은 서론이 다소 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피의 화요일’ 조직원들의 미스터리한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던 원작에 비하여, 드라마는 캐릭터들의 과거사와 개성을 설명하고, 아기와의 연결고리를 만드느라 너무 오래 뜸을 들인다.

전체적인 틀에서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는 단발적인 에피소드가 너무 많다는 것은 다소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상황에 의한 유머보다는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망가지고 과장된 캐릭터 연기로만 웃음을 자아내려는 시도가 많았다는 것도 다소 거슬렸던 부분.

‘갱스터 육아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세운 <키드갱>이 앞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만화 원작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독창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다소 과장되기 쉬운 만화적 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작이 지니고 있던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을 잘 살려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 조폭들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키드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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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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