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박병은 "'이번생은' 마상구, 남자가 봐도 멋있어"
입력 2017.12.01 09:00
수정 2017.12.03 14:07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 마상구 역
"설레고 행복…잊지 못할 작품"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 마상구 역
"설레고 행복…잊지 못할 드라마"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마친 배우 박병은(40)은 이번 작품이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만큼 설레고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요즘 청춘들의 일과 사랑, 결혼, 연애, 집 문제 등을 담담하게 다뤄 호평을 얻었다. 마상구는 '결말애(결혼 말고 연애)' 앱 회사의 CEO. S대 출신이지만 모범생보다는 놀 줄 아는 천재다. 탁월한 사업수완과 타고난 말솜씨까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천운을 모두 갖춘 상남자 중의 상남자다.
회사에서는 딱딱한 CEO의 모습보다는 직원들과 어울리며, 연인 우수지(이솜)에게는 한없이 다정하다.
그간 강렬한 역할을 주로 해왔던 박병은은 이 드라마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사랑받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박병은은 마상구와 많이 닮아 있었다. 유쾌하고, 밝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번 생은' 출연진들은 12월 초 제주도로 포상 휴가를 간다. 분위기가 좋은 덕이다. 박병은은 "누구 하나 화낸 사람 없이 분위기가 좋았다"며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 출연진들끼리 화합이 좋았다"고 밝혔다.
박병은은 이번 작품을 배우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본방한 작품인데 현장에서 느낀 즐거운 기분이 드라마에 잘 담겼어요. 현장에 가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연기하는 게 아닌, 놀러 가는 기분이랄까요? 시청자들 반응도 좋아서 뿌듯했어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겁니다."
마상구는 매력적인 남자다. 사랑에 솔직하고, 자기 일도 열심히 한다. 지질한 모습도 귀엽다. 마상구를 연기한 배우가 행복할 듯하다. "연애 고수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입니다. 순진하고 순정적인 면도 있고. 상구가 우는 모습은 상구를 가장 잘 나타냈다고 생각해요. 겉으론 여자 다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아닙니다(웃음)."
시청자들은 수지와 상구 커플을 응원했다. 비혼주의자였던 수지는 상구를 만나 점차 변하고, 결국 둘은 결혼한다. 배우는 상구의 매력을 뭐라고 생각할까. "반전 매력이죠. 바람기 있는 남자일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아니고. 일도 열심히 해서 사회적으로 좋은 위치에 올라가 있는 점도 멋있죠. 돌려 말하지 않고 솔직한 점도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서 배우는 상구의 대사를 읊었다. "너의 뾰족함이 버거울 때가 있어. 근데 나는 네가 너무 좋나 봐. 그렇게 나라도 찔러서 네 창이 무뎌지는 거면 그걸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네가 시작하면 나는 그 옆에서 버텨 줄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이 대사가 정말 좋았다. 상구는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는 남자"라고 했다.
상구와 닮은 점으로는 "솔직한 점과 유머 감각이 비슷하다"고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수지 엄마를 먼발치서 처음 본 장면이란다. 수지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한 그는 수지를 따라 집에 간다. 수지 옆에 있는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몸이 불편한 수지의 엄마였다.
박병은은 "예상하지 못한 감정과 표정이 나왔다"며 "현실감 있는 장면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이번 작품에선 유독 애드리브가 많았다. "낙엽이 우수수지"라는 대사는 애드리브였단다. "상구가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이었는데 그냥 나왔죠. 하하. 세희가 술 취했을 때 한 말도 애드리브였고요. 상구가 쾌활한 덕에 다양한 애드리브를 했답니다."
이솜과의 호흡을 묻자 "이솜 씨가 처음엔 낯을 가렸는데 나중엔 먼저 다가와 줬다"며 "이솜 씨가 우수지 캐릭터를 잘 소화해준 덕에 호흡이 좋았다"고 했다.
만약 실제 여자친구가 비혼주의자라면 어떨까. "음...서로 연애하다가 생각이 맞으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근데 비혼주의자인데 억지로 설득할 순 없을 듯해요. 그 사안은 사귀기 전에 해결하지 않을까요?"
미혼인 그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며 "만약 결혼한다면 가족끼리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리고 싶다. 일단 남자가 잘해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2000년 드라마 '신귀공자'(로 데뷔한 박병은은 '색즉시공'(2002),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로드 넘버 원'(2010), '우는 남자'(2014) 등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하다 '암살'(2015)에서 카와구치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이후 '사냥'(2016), '캐리어를 끄는 여자'(2016), '원라인'(2016), '특별시민'(2017) 등에 나왔다.
연말까진 '안시성' 촬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내년 목표는 아직 세워두지 않았다. '연기 잘하자'는 목표 외에 없단다.
박병은은 드라마와 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드라마는 스케줄이 빡빡하지만 집중력이 생기고, 영화 촬영할 때는 여유를 느낀다. 둘 다 매력적인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30대 때보다 지금이 더 재밌다고 털어놨다. "예전엔 스스로 혹독하게 채찍질하며 예민하게 연기했어요. 그러다 서른 후반 즈음 되면서 현장을 즐기려고 했고요. '이번 생은'을 하면서 현장이 재밌다는 걸 깨달았어요. 너무 진중하지 않게, 다른 방식으로 연기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어요. 다음 작품을 마주할 생각을 하면 벌써 설레요."
그러면서 '이번 생은'에 대한 애착을 다시 드러냈다. "예전에는 '혼자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화합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시야가 넓어진 거죠. 서로 눈만 마주치면 웃을 정도로 현장이 즐거웠어요. 연기는 혼자만 잘났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