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깊어지는 국민의당…유승민 '중도보수통합' 이뤄질까
입력 2017.11.17 17:08
수정 2017.11.17 17:34
안철수 통합론 공식화에…호남 중진 "저능아"
바른정당, 12월 중순까지 통합 성과 내야

국민의당의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바른정당의 '통합로드맵'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사실상 국민의당과 연대·통합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인 만큼 중도보수통합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7일 국민의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거의 기정사실화"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내에서 합당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선거연대는 그렇지 않다"며 "지금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면 어쨌든 한 사람이라도 손을 더 잡는 게 그분들(국민의당)한테도 필요하고 저희 당내에서도 정책연대와 선거연대까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도 최근 양당 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햇볕정책과 지역주의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호남 배제론은 지역주의를 탈피하고 극복하자는 얘기"라고 해명하는 등 국민의당 달래기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당은 중도보수통합론을 놓고 분당 가능성이 거론될 만큼 내분이 심화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가운데 호남계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덕성여대에서 특강을 통해 "(바른정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는 입장"이라며 "제3지대 합리적 개혁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두 당이 분산되면 둘 다 생존하기 힘들다"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공식화했다.
호남 중진 의원 등 비(非)안철수계 의원들은 일제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내에는 더 이상 통합논의는 없다는 식으로 비추고서는, 밖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저능아들이 하는 것," "나라를 해롭게 하는 반개혁 적폐연대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일부 호남 의원들은 안 대표의 발언에 반발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바른정당이 당장 다음 달 중순까지 통합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는 가운데 양당이 당내 반발 등 각종 걸림돌을 제거하고 중도통합을 추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고 있다"라며 "(현재 양당 관계는) 협력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